비트코인, 美 제도권 시장 데뷔…국내 관련株는 와르르
선물·현물 가격 동반 상승세
국내 관련주는 20% 넘게 급락
차익 실현 매물 쏟아진 탓
공신력 높아질지 주목
거품·투기성 논란 등 우려 여전
국내 금융당국선 투기로 규정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뉴욕 김은별 특파원] 우리 시간으로 11일 오전 8시부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됐다. 2009년 탄생한지 8년 동안 사설 거래소에만 거래 돼 온 비트코인의 제도권 시장 데뷔다. '선물거래'(futures trading)는 장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서 약정하는 거래를 말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거품 및 투기성 논란 등 우려는 여전하다. 다만 제도권 진입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공신력이 높아질 것인지 주목된다.
11일 오전 비트코인 선물과 현물 가격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8시 개장 직후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된 비트코인 선물(2018년 1월17일 만기물) 가격은 1만657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후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초가보다는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또 비트코인 선물 거래의 기준지수를 제공하는 제미니 거래소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 서버 점검이 완료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장 시작과 함께 2~3%대 상승하며 1700만원대 후반대에서 거래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날 비트코인 선물거래 시작과 함께 국내 비트코인 관련주들은 급락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으로 보인다.
신용조회업체 SCI평가정보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20% 넘게 급락했다. SCI평가정보는 100% 출자방식으로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에스코인을 지난 6일 오픈하며 최근 연일 상한가 행진을 했었다. 하지만 지난 8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두자릿수대 낙폭을 보였다.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옴니텔도 2거래일 연속 두자릿수대 낙폭을 기록했고 선불충전 방식의 비트코인 POSA 카드를 발행하는 갤럭시아컴즈도 하락했다.
앞서 지난 주말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극단적인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다. 비트코인의 제도권 시장 편입으로 막대한 기관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쏟아지며 가격변동성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8일 오전 1만7638달러에서 10일 오후 1만3853달러로 20%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골드 등 다른 가상화폐들도 일제히 폭락세를 보였다.
특히 한국에서의 비트코인 하락폭은 미국에 비해 두 배 이상 가팔랐다. 이는 가시화하고 있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선물 출시를 앞두고 지난 8일 국내에서 1개당 24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금융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책이 조만간 나올 것이란 우려 때문에 10일 한 때 1400만원대로 이틀만에 40% 넘게 급락했다. 무려 1000만원이나 폭락한 이상현상은 선물거래 실시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를 '투기'로 규정했으며 정부는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부 차원의 규제안을 논의하고 있다. 투자금액과 투자자격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한국은 세계 비트코인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는 등 경제 규모에 비해 비트코인 거래량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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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을 포함해 우리 정부가 가상화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편"이라면서도 "이미 미국 시장에서 가상화폐가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 기조에 맞춰 일정 부분 허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BOE보다 거래 규모가 더 큰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CME)에서는 18일부터 가상화폐를 선물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CME는 선물의 거래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 뉴욕의 나스닥 거래소는 내년부터 가상화폐 선물거래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세워 둔 상태다. 다만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 즉 NYSE에서는 가상화폐를 취급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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