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아이폰 계속 쓰는 애플 유저들…"애플의 위기"
현재 2.5년 교체주기 6개월만 늘어도
아이폰 연간 판매량 17% 감소
애플, '구독 모델'로 돌파구 찾기 나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도입
월정액 내면 신형 모델 출시 때 교체
주기적 교체수요 유발+현금흐름 확보
구형 아이폰을 바꾸지 않고 계속 쓰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애플의 진짜 위기는 아이폰의 콜드게이트(저온에서 먹통되는 현상)나 스웰링(배터리가 기기 밖으로 튀어나오는 현상) 등이 아니라, 이같은 단말기 교체 수요 둔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Toni Sacconaghi)는 "아이폰이 아이패드처럼 변할 위험해 처해 있다"면서 "이 현상을 서둘러 해결하지 않으면 애플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코나기는 글로벌 자산관리 회사 번스타인(Bernstein) 소속으로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통한다.
사코나기가 말하는 '아이폰의 아이패드화'란, 신형 모델이 나왔음에도 이를 구매하지 않고 기존 모델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BI는 "아이패드를 구매한 사람들은 웬만해선 새 아이패드를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애플의 아이패드 매출이 올해 큰 폭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해 약 13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는데, 이는 2015년에 비해 19%가 줄어든 수치다.
사코나기는 아이폰 판매량이 아이패드와 같은 흐름을 보일 수 있음을 경고한다. 최근 출시작 아이폰X의 경우 '슈퍼사이클(아이폰 교체 초호황)'이 예견됐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티븐 밀루노비치(Steven Milunovich) UBS 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시 "애플의 2018년도 아이폰 판매는 견조한 성적이 예상되지만 슈퍼사이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 매출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62%를 차지한다. 아이폰 판매량 감소는 애플에 직격탄이다.
아이폰의 현재 평균 교체주기는 2.5년이다. 사코나기의 분석에 따르면, 이 주기가 만약 3년으로 늘어날 시 아이폰 연간 판매량은 17%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코나기는 애플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위기 속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20개월간 월정액으로 일정금액을 납부하면 최신 아이폰 공기계로 교체할 수 있는 아이폰 교체 프로그램이다. 새 아이폰이 출시되면 이용자는 새 모델을 자동으로 구입하게 되는 셈이다.
사코나기는 "이 모델은 매년 새로운 아이폰 구매 수요를 만들어낸다. 애플이 매년 값비싼 아이폰을 내놓아도 일정량의 구매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즉, 아이폰의 '구독(Subscription) 경제모델'인 셈이다.
구독 경제모델이란,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것처럼 특정기간 일정금액으로 콘텐츠·서비스 매출을 발생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멜론과 같은 음원서비스는 물론 통신요금도 일종의 구독모델에 해당한다.
기업은 구독 경제모델을 통해 정기적·규칙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와 자금조달이 원활해진다.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소비행태 등의 데이터를 즉각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정교화할 수 있게 된다. 마케팅 비용도 자연히 줄어들고 구매율은 더욱 높아진다.
면도기 업체 달러쉐이브클럽은 구독 경제모델로 대성공을 거둔 업체다. 면도날은 수명이 있어 지속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이 업체는 이 점을 노려 면도날을 정기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는 매주, 매달 면도날을 구입하는 불편함을 덜었다. 달러쉐이브클럽은 정기고객을 얻었다.
구독 경제모델은 ICT업계에도 널리 자리잡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MS 오피스365 등 콘텐츠 생태계에서 특히 일반화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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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는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다양한 단말기와 서비스를 저렴한 월 요금형태로 제공하는 구독 모델을 구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코나기는 "애플이 구독 경제모델로 옮겨가게 되면 반복적인 매출 흐름과 단말기 교체주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서 "구독모델의 성공여하에 따라 애플의 가치 역시 재평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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