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이 임박해지자 이를 피하려는 재건축 단지들의 '머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과 기점인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위해 주민 총회를 생략한 단지는 물론 정비 절차 자체의 지연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소득과 과세의 불일치' 등을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재건축 조합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경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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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과기준과 시기ㆍ절차 등 재건축이익환수제에 대한 문의는 물론 예상 부담금 규모를 묻는 등 관련 민원도 덩달아 급증했다. 전국에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지만 사업 규모나 거래가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자칫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국토교통부는 재건축 담당자는 물론 세금 징수 소속 직원 등을 대상으로 법안 설명회를 준비 중이다.

◆편법 포착, 자지구 제동=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내고자 정비 절차를 생략ㆍ간소화하려는 편법이 포착되고 있다. 강남권의 한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과 주민 총회를 생략하고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려다 구청의 제재를 받았다. 해당 구청 관계자는 "많게는 수억 원의 세금이 부과된다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부담감에 정비사업장 주민들의 정비 절차 문의가 늘고 있다"며 "향후 사업지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서울시에 명확하고 통일된 공지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한 사업지와의 통합 재건축을 요구하고 나선 조합도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과 기점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지와 받지 않은 곳을 통합할 경우 사업 추진이 늦은 사업장도 선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현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위해 조합은 법으로 정해진 절차를 예외없이 모두 거쳐야 한다. 조합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시공자를 선정하고 이후 사업시행인가 고시를 받은 뒤 60일 이내에 분양공고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가장 예민한 관리처분인가 역시 사전에 정비계획 사항에 대한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조합이 제출하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서에 관리처분계획서, 총회의결서 사본이 첨부돼야하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 총회 생략은 불가능하다. 통합재건축 사업지라도 추진위원회 승인일 또는 재건축조합 인가일이 각각 적용돼 세금 부과를 피하기는 어렵다.


이렇다 보니 주말을 제외하고 사실상 2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연말까지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12월 마지막 주인 23일 이후 서초구 신반포14차와 송파구 미성ㆍ크로바 재건축조합이 총회를 개최하고 올해 재건축 최대어였던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도 관리처분총회를 26일로 잡았다. 이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와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역시 28일과 25일 관리처분총회를 진행한다. 결국 세금을 피하기 위해 정비계획을 앞당긴 탓에 조합원들이 매매시점을 놓치거나 세금을 피하기 위해 매물을 미리 내놓는 사례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아쉽게 놓친 사업지들이 정비 절차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부작용이 연출될 가능성은 있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세금 부과 시점인 준공인가까지의 기간이 통상 2~3년 이상 소요되는 탓에 굳이 사업을 서둘러 세금 부과 대상에 먼저 오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민, 자치구 혼란에 국토부 나서기로= 서울시는 이르면 연말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 공지 이후 각 자치구에 공식적인 지침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추진위나 조합은 물론 세금 부과에 대한 개인 문의까지 늘고 있는데다 일부 자치구에서도 명확한 기준 공지를 요청하고 있어서다.


실제 그동안 수억 원의 세금이 부과된 경우가 없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2006년 도입 후 2010년 처음으로 중랑구 연립주택 2곳에 대해 부과하는데 그쳤다. 중랑구 묵동 정풍연립의 경우 조합원 1명당 144만4000원, 중랑구 면목동 우성연립에는 15명의 조합원에게 각 351만8000원씩의 부담금이 매겨졌다. 이후 2012년에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 조합에 총 17억1872만7000원이 부과되며 조합원 1명당 5544만3000원, 강남구 청담동 두산연립에는 1인당 633만8000만원의 부담금이 적용됐다. 하지만 한남연립과 두산연립의 경우 각각 부과 취소 청구소송과 체납을 이어가고 있어 부담금 납부가 완료된 사례는 일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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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금의 산정방식으로는 초과이익이 1억원이면 1인당 1600만원, 2억원일 경우에는 6500만원 정도를 부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세표준에 따라 구간별로 10%에서 최고 50%의 누진방식으로 산정돼 이익이 높을수록 세금도 많이 내는 구조다. 3000만원 이하는 면제되지만 ▲3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 초과이익의 10% ▲5000만원 초과~7000만원 이하 20% ▲7000만원 초과~9000만원 이하 30% ▲9000만원 초과 1억1000만원 이하 40% ▲1억1000만원 초과는 50%가 적용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는 물론 분양가상한제 등 내년부터 2중, 3중 규제가 줄줄이 예고된 상태이므로, 부담금을 줄이기 위한 조합들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부활이 예고된 사안이지만 조합이나 자치구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조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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