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뚫린 환율…내년에도 원화 강세 지속될 듯(종합)
원ㆍ달러 환율 1076.8원 마감…7.6원 급락
'北리스크' 시장 영향 미미…"내년 상반기까지 환율 하락 흐름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조은임 기자]원·달러 환율이 108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2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원화 강세는 지속됐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6원 내린 1076.8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15년 4월30일(1072.4원)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최저다. 이날 0.4원 내린 1084.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1085원선을 회복할 듯 했지만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 마감 직전엔 1075.5원까지 떨어졌다.
원ㆍ달러 환율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27일 장중 한때 109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환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자 수출기업들이 대거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이날 새벽 북한이 실제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지만, 원화 강세 추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중국 사드 보복 해제 분위기가 원화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전날 베이징(北京), 산둥(山東)성 지역에 한해 한국 단체관광을 1차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는 것도 원화 강세 요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면서 5개월 전 예측보다 0.6%포인트나 상향조정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로 한국경기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오후마다 유로화 강세, 달러 강세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도 달러 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연일 연저점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당국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것도 시장의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제기된 이후 당국은 구두개입을 제외하고선 매수 개입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에도 역내외 매도세가 가팔랐다"며 "월말이라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고 당국이 따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매도세가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4분기 환율이 평균 1130원에서 내년 1분기와 2분기각각 1115원, 1095원으로 떨어진 뒤 내년 3분기 달러당 1080원으로 저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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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내년 상반기까지 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은 물론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등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내년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선 아래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찬호 삼성선물 외환전략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달러화 약세가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이후엔 미국과 글로벌 경기가 환율 결정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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