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파리바게뜨가 노동부를 상대로 낸 가처분 사건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제빵사 직접고용 문제는 향후 제기될 것으로 보이는 본안소송에서 결론이 내려지게 됐다.


당초 고등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하겠다던 파리바게뜨 측도 입장을 바꿔 본안소송 쪽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9일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오늘 다시 대책회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어떤 형태로든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조계도 제빵사 직접고용 문제가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인데다 근로자 파견관행은 물론 프랜차이즈 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는 전날(28일) 파리바게뜨와 근로자 파견협력업체 10곳이 서울지방노동청을 상대로 제기한 ‘제빵사 불법파견 시정지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시정지시는 새로운 의무를 부가하거나 법률관계의 변동을 가져오는 행정처분이 아니어서 소송 대상이 아니고 과태료는 파견법 위반 때문에 부과되는 것으로 시정지시를 취소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소송실익이 없다’라고 판단했다.


각하결정은 재판의 전제조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재판을 끝낸다는 의미로 각 당사자들의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는 따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요건을 갖추면 언제든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에 과태료를 부과한다거나 강제성 있는 행정명령을 내린다면 곧바로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강제력이 있는 행정명령이나 과태료에 대해 취소소송을 냈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선양 변호사(51·사법연수원 32기)는 “본안소송에 간다면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된 경우 법원이 행정처분을 뒤집는 사례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가처분 사건에서는 명백한 잘못이나 회복이 어려운 손실이 생기는 경우가 아니면 법원이 행정청의 입장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만 본안소송에서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성하 변호사(51·사법연수원 30기)도 “이 사건은 파견법과 가맹사업법이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본안에서 다퉈볼 만한 가치가 있고 가능성도 낮지 않다”고 봤다.


반면 본안소송에 가더라도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행정법원의 결정문을 살펴보면 비록 각하결정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불법파견이 맞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노영희 변호사(49·사법연수원 36기)는 “국내 기업들이 직접고용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파견근로 등 우회고용 사례가 증가하면서 사법부 내에서도 이를 우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의 사회적 지위 하락이나 고용불안의 증가를 막을 필요성에 법관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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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지역 법원에 근무하고 있는 한 현직판사는 사견임을 강조하면서 “파리바게뜨 협력업체들이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은 문제 소지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체에서는 통상적인 근로관계를 도급이나 파견 등 다른 법률관계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양 당사자 간 관계의 실질을 따져 판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본격적인 소송에 대비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에 맞서 고용노동부는 '대법관'로 거론된 김선수 변호사 등 20여명의 민변 소속 변호사들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향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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