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코앞인데…연금펀드 수익률 울상
대부분 시장수익률 못따라가
퇴직연금펀드 한달새 587억원 순유출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연말정산을 앞두고 절세 혜택을 보려는 투자자들이 연금펀드를 찾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시장수익률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자산운용사에서 연금전용으로 내놓은 상품보다 일반펀드에서 연금클래스(P클래스)로 구분해 관리하는 '복제품'이 성과가 더 좋았다.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연금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가입자 끌어모으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퇴직연금펀드(P클래스 제외)에서 한달새 587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6개월 동안엔 423억원 순유입이었으나 3개월간 330억원이 빠져나갔고 최근 한달 동안에만 급격한 자금 이탈이 생겼다.
개별펀드 중에선 그동안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오던 KB자산운용의 대표상품인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에서만 최근 한달간 가장 많은 규모인 557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밖에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1(채혼)(C)'과 '흥국퇴직연금멀티[자]4(채권)C' 등 운용사들이 간판 퇴직연금상품으로 홍보한 펀드들에서 100억원이 넘게 빠져나갔다. 자금이탈은 주로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에서 두드러졌는데 이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등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금저축펀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6개월간 1698억원이 순유입됐지만 최근 3달새 573억원, 한달동안엔 209억원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갈수록 평균유입액이 줄고있다. 특히 연말엔 세액공제를 위해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펀드 납입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는 더 좋지않다.
수익률도 시장을 따라잡지 못했다.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펀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각각 2.60%, 5.41%다. 같은 기간 인덱스주식형펀드는 9.16%의 수익을 냈고 액티브주식형도 6%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7.22% 상승했다. 올해 연금펀드 시장의 핫 키워드였던 TDF의 경우 단 한개도 시장수익률(최근 3개월 기준)을 앞서지 못했다. 재간접펀드로 수수료를 두번 내야함에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연금펀드는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는 상품이기에 단기적 수치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하지만 연금상품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투자금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운용사들의 행태가 연금펀드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들어 국내 운용사들은 유행처럼 타겟데이트펀드(TDF)를 출시했으며 최근엔 인출식연금펀드(RIF)와 타겟인컴펀드(TIF) 등 새로운 연금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내 한 연금 전문가는 "운용사들이 연금펀드 포트폴리오를 기존 펀드와 거의 동일하게 짠 뒤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몇개월간의 성과로 평가하고 운용역들을 자주 교체하는 등 장기적 안목에서 연금펀드를 가져가는 곳은 드물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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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금전용 상품보다 일반펀드의 연금 종류형인 P클래스 펀드의 성과가 더 좋았다. 이 펀드는 이름만 연금형일 뿐 펀드 운용은 일반펀드와 동일하며 주식형도 많다. P클래스를 포함한 퇴직연금펀드와 연금저축펀드엔 최근 한달새 각각 2300억원, 1300억원이 순유입됐다. 헬스케어와 베트남, 중소형주 등 최근 주목받은 자산에서 한달새 20%가 넘는 수익을 낸 펀드도 많았다.
국내 운용사 한 관계자는 "연금펀드의 경우 대부분 채권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펀드들이기 때문에 주식이 호황인 현 상황에선 성과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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