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만난 미얀마 군최고사령관 “종교·인종 차별 전혀 없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 논란에 휩싸인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이 27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미얀마에는 종교차별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마 가톨릭 교회 수장 최초로 미얀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저녁 숙소에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과 약 15분간 만남을 가졌다. 당초 이들의 면담은 오는 29일 오전 께 예정돼 있었으나, 교황의 미얀마 도착 직후 환영 수순에서 이뤄졌다.
미얀마 군부의 최고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지난 8월 말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유혈사태 이후 군사작전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이 자리에서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인종청소 논란과 관련해 "우리 군은 국가 평화와 안정을 위해 행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미얀마에는 종교 또는 인종을 이유로 한 학대나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티칸측은 교황과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 간 만남에서 어떠한 대화가 오갔는지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전환기에 정부의 책임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에게 방문 기념메달을, 사령관은 교황에게 선박 모양의 하프와 쌀독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 3일간 미얀마에 머무르는 교황은 28일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자문역과도 만난다. 그간 로힝야족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 온 교황은 이번 순방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듣고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내달 1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로힝야족 난민과도 대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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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곤 대주교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이 미얀마 방문 시 로힝야족이라는 단어 언급을 피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교황이 이를 지킬 것인지도 눈길이 쏠린다. 미얀마 국민은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이민자를 의미하는 벵갈리 등으로 부르며 이들을 소수민족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가디언은 "로힝야 단어를 언급하는 것조차도 불교다수국가인 미얀마에서 폭풍을 일으킬 것"이라며 "교황이 외교적 균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로힝야족 무장단체(ARSA·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와 군 당국의 유혈사태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망친 로힝야족 난민은 8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 군부가 무장단체 토벌작전을 빌미로 난민에 대한 방화, 살인, 성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증언되며 '인종청소'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미얀마측은 국제사회의 조사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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