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외관. 사진=최형진 기자 rpg456655@asiae.d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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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형진 기자, 문수빈 기자] “정부가 귀순 병사를 아주대 병원으로 보낸 거면 의사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의사를 믿어야지. 의사를 못 믿으면 누구를 믿어? 국회의원을 믿어?”

22일 ‘아시아경제’가 찾은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의 환자들은 힘든 병상에서도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을 ‘인격 테러범’이라고 비난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 발언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환자 역시 “환자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의사가 말한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나요? 국회의원이란 사람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사진=연합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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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의 이 같은 분노와 안타까움은 지난 17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는)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라며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을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문제를 지적한 저에게 격하게 반발하시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 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하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센터장은 22일 김 의원의 비판을 의식한 듯 JSA 귀순 북한 병사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한 2차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환자에게서 나온 기생충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환자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환자를 치료하는 입장에서 자괴감이 든다”며 “의료기록은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국민, 언론의 알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주한 미8군의 더스트오프팀이 사고 현장에서 여기로 이송하는 데 30분 걸렸다. 내가 배웠던 미국 일본 영국의 스탠다드다” 라며 한국에서 기대하는 삶의 방향은, 위험한 일을 하다가 다쳤을 때 30분 내로, 헬기든 앰뷸런스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 적어도 1시간. 골든아워 내에 수술이 이뤄지는 걸 원해서 온 거다“ 라고 강조한 뒤 “헬기 안에서 적절히 치료해서 왔는데. 그런데 정작 한국에 살면서 사고가 났는데. 전화 걸 데도 없다면. 끈이 없어서 응급실에 쳐깔려 있다가 죽으면 무슨 의미냐. 거기 역할해 줘야 하는 게 언론인들이다.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이 센터장은 환자의 프라이버시 논란에 대해 JTBC 뉴스룸을 통해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 공개 여부에 대해 쉽게, 개인적으로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보면 군사 작전 상황이기 때문에 정보 공개 전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22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열람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2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열람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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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터장과 김 의원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놓고 설전을 이어 가는 가운데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A(25)씨는 “국회의원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요? 이 교수님 36시간 일하시고 집에 가서 잠깐 쉬고 오시는 분인데 그런 분한테 브리핑 시간에 (환자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렇게 했다고 해서 비판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또 일반적인 환자가 아니라 북한에서 귀순한 병사기 때문에 조금 특별한 케이스잖아요. 이것을 두고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요”라며 김 의원의 비판을 반박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병원 관계자 B 씨 역시 “이 센터장님에 대한 국회의원의 비판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국종 센터장을 지목해서 인격의 살인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수술하면서 의사가 브리핑할 때 심폐소생이 잘됐다 등 이런 환자의 몸 상태를 브리핑하는 것인데 그것과 무관한 부분이 등장해 좀 과도하지 않으냐 하는”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에 어떤 분을 통해서 조만간 통화라든지 방문을 타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도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혹시라도 저로 인한 공방에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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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을 입고 이 센터장의 치료를 받은 북한 병사는 무의식 상태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후 최근 의식이 돌아와 의료진과 농담까지 하는 수준으로 회복되며 이르면 이번 주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산하 병원 봉직의(월급의사) 대표 모임인 대한병원의사협의회(7천 명)는 22일 “이국종 교수의 헌신적인 자세에 대해 동료의료인들로서 감동과 경의를 표하며, 환자를 살리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매진하여 헌신적인 치료를 한 이국종 교수에게 돌아온 것은 "환자 인권을 테러했다”라는 정치적인 비난이었다며 이 센터장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최형진 기자 rpg456655@asiae.co.kr
문수빈 기자 soobin_22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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