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증시]'거품 논란' 코스닥…코스피 보단 아직 더디다
올들어 선진국 지수 상승폭에도 못미쳐… 지나친 헬스케어업종 쏠림은 부담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연말과 내년 코스피, 코스닥 지수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유독 코스닥 지수의 거품(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수가 단기에 가파르게 올랐고 헬스케어 업종의 쏠림이 지나치다는 게 비관론의 근거다. 일각에서는 2000년 초반 IT 버블을 떠올리기도 한다. 최근 급등하기 시작한 코스닥시장이 과열 구간에 진입한 것일까.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코스피의 상승폭은 25.0%로 22.8% 수준인 최근 급등한 코스닥 지수 상승폭을 여전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3분기 코스닥 지수는 2.41% 하락했고 코스피는 0.11% 상승한 데 이어 4분기에 진입해 각각 18.8%, 5.8%로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지만 코스닥 지수 상승폭은 상반기에 기록한 코스피 상승폭을 따라잡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두 시장에 대한 전망치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일부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2600선을 돌파하고 내년 3000선을 바라볼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코스닥 지수 역시 2015년 고점인 788선을 넘어선 이후 내년 1000선도 가능하다는 예상을 내놨다.
그럼에도 과열 우려는 최근 급등한 코스닥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경계감을 보이는 증권사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일부 증권사는 2000년 IT 버블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교수의 '비이성적 과열' 개념을 차용한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은 2000년과 2015년 데자뷔로 경계심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시 바람과는 달리 고공행진을 보이던 코스닥은 끝없이 하락했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과거의 사례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의 상승폭은 비슷한 성격의 선진국 지수 상승폭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벤처기업과 기술주들이 모여 있는 미국의 나스닥(NASDAQ)은 5383선에서 지난 17일 6782선까지 올라 25.9% 상승폭을 나타냈고 일본의 자스닥(JASDAQ)은 122선에서 165선으로 34.7% 올랐다.
코스닥 지수 상승폭에 각각 3~1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달은 6월, 8월, 10월, 11월에 불과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달도 유가증권시장은 7월 한 달인 반면 코스닥시장은 1월, 2월, 7월, 9월 4개월이나 됐다. 10월, 11월 가파르게 올랐던 점을 제외하면 전체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기 힘든 셈이다.
거품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헬스케어 업종에 쏠림이 지나치다는 데 있지만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코스닥시장 제약업종 지수의 올 들어 상승폭은 52.0%를 기록했고 일부 바이오주가 포함돼 있는 기타서비스와 유통업종 지수는 각각 66.2%, 19.2%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역시 주도업종인 IT업종 지수의 상승폭은 57.0%를 웃돌았고 의약품과 의료정밀업종 지수의 상승폭 역시 64.0%, 57.5%에 달했다. 제약ㆍ바이오업종만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상승폭이 더 가팔랐다.
빚을 내 주식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 증가폭 역시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디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4조8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 3조8486억원 대비 약 1조원 늘어난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조9279억원에서 4조6500으로 약 1조7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신용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빌려 보유 자산 대비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이는 매매방식으로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나치게 증가하면 과열 신호로 해석한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실적 전망 또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못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해 대비 13.8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한 달 새 1.47%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1.91% 상향됐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내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5.59%, 30.78% 늘어난 것으로 예상됐고 최근 한 달 새 1.23%, 0.65% 상향조정됐다.
자산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단순하게 시장 전체를 보고 과열이다, 버블이다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면서 "헬스케어업종을 중심으로 지수가 올랐고 정책 효과가 작용하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지만 이를 단순하게 과거 IT버블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퀀트분석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전체의 발표 실적과 시장 추정치간 괴리가 점차 줄면서 신뢰도가 높아진 만큼 이익개선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기대감은 여타 종목으로 퍼져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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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적은 종목 커버리지, 만성적 실적 쇼크, 커버리지 외 기업들의 낮은 이익기여 등 코스닥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이격도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에 과열 징후가 있는 점은 조심스럽지만 이 때문에 코스닥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과거에도 기술주 랠리 시기에 빨리 올랐다는 이유로 이를 외면했던 투자자들은 성과가 좋지 못했던 만큼 타이밍보다는 종목 선정으로 대응하는 편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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