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산하 수장 '빈자리'..성과도 예산도 텅 비어
도로공사·감정원·철도공사 등
신임사장 인선 지연 업무 차질
예산집행 줄고 중장기 계획 스톱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주상돈 기자]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수장 공백이 장기화된 곳의 업무차질이 우려된다. 새 정부 출범 후 6개월가량 지난 가운데 이들 공공기관이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맡은 만큼 이른 시일 내 인선이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부에 따르면 김학송 사장이 갑작스레 물러나면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신임 사장을 임명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 지난 7월7일 김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4개월 만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새 사장 후보군의 심사가 올라가 있는 상태다.
수장 공백의 장기화로 도로공사의 예산집행은 눈에 띄게 더뎌졌다. 올해 3분기 정기공시 보고서를 보면 지난 1~9월간 투자집행 내역은 1조9878억원으로 올해 집행대상 금액 가운데 61.7% 수준에 불과했다. 공사 측은 당초 올 3분기까지 76%가량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투자집행률이 52.7%에 달해 애초 목표로 했던 수준을 맞췄는데 김 전 사장이 물러난 7월 이후 투자집행금액이 급격히 줄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과 재포장처럼 기존 고속도로를 개량하는 사업 등 국민 실생활이나 안전과 직접 연관된 업무가 주를 이룬다.
비정규직으로 있는 톨게이트 수납원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점도 도로공사에겐 부담이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수납업무를 2020년부터 기계가 대신하는 스마트톨링 시스템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런 가운데 요금수납원 750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소송에서 2심까지 패해 향후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수납원을 직접 고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요금수납원은 6700여명으로 공사 정규직(4864명, 임원 제외)보다 많다.
한국감정원의 수장 공백 기간은 더 길다. 감정원은 지난 2월 서종대 당시 원장이 물러난 후 곧바로 원장공모를 진행했지만 이후 조기 대통령선거 등이 겹치면서 인선 절차를 중단했다가 최근 다시 진행 중이다. 원장의 장기 공백은 신규 사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 전 원장이 재직중이던 지난해 10월 통계 신뢰성을 높이는 등 부동산 시장 조사관리체계를 정착시키겠다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내놨지만 1년 이상 지난 현재도 가시적인 성과를 찾긴 힘든 상태다.
현 정부가 관심을 갖는 청년주거문제나 젠트리피케이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소규모 상가와 관련한 통계가 전혀 없거나 표본이 턱없이 부족해 부실하다는 지적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감정원의 내년도 정부지원 예산안에서도 신규사업은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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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홍순만 전 사장이 물러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역시 불과 몇 달 전까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각종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층 KTX 도입이다. 코레일은 2012년부터 준고속열차인 ITX에 2층 열차를 도입한데 이어 이를 KTX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었다. 2층 KTX의 경우 기존보다 승객을 4배 더 태울 수 있다. 코레일은 당초 올 8월부터 11월까지 2량을 KTX 산천에 연결해 시험운전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일반 화물열차보다 2배가량 많은 80량의 화물칸을 연결해 열차길이만 1.2㎞에 달하는 장대 화물열차도 마찬가지다. 코레일은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올 5월 시운전까지 마쳤지만 갑작스레 중단됐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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