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3분기 영업익 9636억원…정유4사 신기록 또 경신

올해 3분기 누계 실적, 지난해와 맞먹어
고유가 흐름 탄 4분기 실적 더해지면 신기록 문제 없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정유4사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올해 또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ㆍGS칼텍스ㆍ에쓰오일ㆍ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 8조276억원을 거둔 바 있다. 정유4사는 올해 1~3분기 동안 이미 5조5471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6863억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이지만, 정유업계는 고유가 흐름을 탄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올해 최고 실적을 새로 쓰는 건 문제 없다고 전망한다.

2일 SK이노베이션은 1~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 33조7070억원, 영업이익 2조38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로만 따지면 매출액은 11조7589억원, 영업이익은 963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7.5%, 132.2% 증가한 수치다.

화학ㆍ윤활유 사업이 약진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화학(1조1143억원)ㆍ윤활유사업(3592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2% 수준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고부가 화학제품 중심으로 체질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다우의 '에틸렌 아크릴산' '폴리염화비닐리덴' 사업을 새로 인수하고, 중국 시노펙과 합작사인 중한석화의 공정개선을 통해 중국 사업까지 확장해 내년 실적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활유사업도 제품 판매가격 상승에 힘을 얻어 4분기 연속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4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지만 해외 공장들의 신규 설비 가동 지연 덕분에 SK이노베이션의 호실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 전경

　
유가 하락으로 2분기에 주춤했던 석유사업도 부활했다. 미국산 원유를 들여오며 원유 도입선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원가 경쟁력을 내세워 3분기 누적 99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에는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탔고, 세계적으로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해 정제마진이 크게 올라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올해 8월 31일 정제마진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10달러까지 올랐다.

앞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국제유가가 완만히 오르면 재고평가이익까지 늘어나 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예상된다. 석유개발사업 역시 유가상승과 판매물량 증가로 개선됐다. 3분기 일일 평균 생산량은 5만5000배럴로, 직전분기 대비 약 2000배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정보전자소재사업의 3분기 매출액은 942억원,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설 중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10ㆍ11호기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연간 총 3억3000만㎡에 이르는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SK그룹의 경영방침인 '딥 체인지'(Deep Change) 추진 결과 비석유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라며 "혹독한 환경의 아프리카 초원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사업구조를 혁신하며 딥 체인지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