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25개 자치구 비정규직 정규직화 추진에서 잇단 파열음..."당사자 참여, 설득·공감 등 소통 통해 문제 해소해야"

정규직 반발·예산 부족…험난한 공공 비정규직 정규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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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해당사자간 충돌로 노-노 갈등이 빚어지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준비 부족으로 월급 줄 돈이 없다고 호소한다.


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5월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고 이후 추진 중인 업무직(무기계약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노-노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공사에는 김군과 같은 수리공과 구내 운전, 보안관 등 업무직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원래 하청업체 소속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무기계약직이 됐고, 지난 7월 시의 방침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추진 중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업무직들은 논의에 참여하지 못해 반발하고 있다. 공사와 '서울교통공사 업무직 협의체'에 따르면 현재 업무직 정규직화 관련 논의는 공사 측과 서울지하철노조ㆍ서울메트로노조ㆍ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 등 기존 정규직 3개 노조로 구성된 TF팀 사이에서만 진행 중이다.


특히 정규직 노조들은 업무직들과 기존 직원간의 동등한 인사상 대우ㆍ처우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직원들의 역차별ㆍ박탈감 우려, 공채 등 정식 채용 과정을 밟지 않아 역량ㆍ자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정규직 노조들은 업무직을 정규직으로 받아 들이더라도 ▲현재 1~7급으로 된 승진 구조를 개편, 8급 신설해 편입시키거나 ▲7급 입사시 2년간 승진유예 ▲군 경력 및 업무직 근무 기간 불인정 ▲입사시 1호봉 적용(마이너스 호봉) 등의 안을 제시해 노ㆍ사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에 업무직들은 "명백한 부당 협상이자 처우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무직 협의체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들이 주최한 공청회에 갔었지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을 뿐 문제제기를 해도 '어쩔 수 없다'는 답만 들었다"며 "사측의 요구가 아니고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주장하는 민주노총 소속의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도시철도노조'의 입장이라는 데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공사 측 관계자는 "업무직들의 요구 사항을 표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노사간 협의를 통한 정규직화 과정을 밟고 있으며 갈등이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조성주 시 노동협력관도 "노사간 충분히 논의를 통해 해당 기관에 맞는 정규직화 방안을 합의해야 한다"며 "큰 틀에서의 이견은 없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갈등 중인데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인다.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날 경우 개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차ㆍ공원 녹지 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는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 중인 서울 25개 자치구들은 인건비 추가분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서대문구의 경우 18개 부서 12개 직종 246명의 기간제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이들에게 지급되는 평균 연봉액이 현 1884만원에서 약 3708만원으로 1인당 1824만원씩 늘어나게 된다. 내년 예산에 이들의 인건비로 총 44억8794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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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거의 확정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지자체 인건비 증액분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이대로 예산이 내려오지 않을 경우 구비를 들여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거나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대문구 뿐만 아니라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 전체로 따지면 약 6000여명의 추가 인건비로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더 배정돼야 한다.


노동계 한 전문가는 "비정규직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고 준비없이 추진되고 있는 까닭에 서로 접점을 찾기 힘들다"며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상황에서 설득과 공감을 통해 절차나 비용, 처우 문제 등의 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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