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3년]"고객 차별 막았다" 단통법을 위한 변명
"고가단말기·번호이동 집중되던 지원금
중저가·기기변경 고객에도 고르게 분배
1인당 데이터사용 늘었지만 요금은 동일
선택약정할인으로 자급제 활성화 마련
단통법 3년, 전체적으론 합격점" 주장
단통법은 이달로 3년째를 맞았다. 10월1일로 단통법의 핵심조항이던 지원금상한제가 일몰·폐지되면서, '단통법3년'에 대한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밥상은 더 푸짐해졌지만, 가격은 예전과 같다."
4G 스마트폰 가입자 1인당 월 평균 데이터 트래픽(2017년 8월)은 6.88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단통법 시행 직후인 2014년 12월의 3.31GB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요금체계와 수준은 그때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이는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단통법, 소비자 차별 최소화·시장 투명화 성과 있었다" 단통법 성과론
단통법이 소비자 차별을 막는 명백하고 뚜렷한 성과를 냈음에도, 단통법에 대한 악선전과 오해가 만연해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태규 고려대학교 경제연구소 교수는 "단통법에 대한 비난은, 단통법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 판단과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 교수는 단통법의 긍정적 효과로 ▲데이터중심요금제의 도입 ▲단위요금 수준의 하락 ▲유통구조 내부변화 유발 ▲마케팅 행태 변화 촉진 ▲중저가 단말기 시장 확대 등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먼저 하 교수는 단위 요금당 이동통신서비스의 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 휴대폰 평균가입요금은 3만9956원이었다. 2016년 3월에는 4만101원을 기록했다. 145원 차이로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동안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통신비 인하효과를 냈다는 주장이다.
4G 가입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2014년 7월 2.2GB수준이었으나, 2016년 7월에는 4GB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 교수는 "뒤집어 말하면, 이통통신서비스에서 요금수준은 거의 1/2로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통법과 맞물린 중요한 변화는 '데이터중심 요금제 도입'이다.
이 역시 평균 통신요금 수준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음성 중심요금제는 음성과 데이터 묶음 구조여서, '음성 다량·데이터 소량' 패턴의 이용자는 '음성다량+데이터다량' 요금제를 선택했어야 했다. 하 교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이용 패턴에 맞게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단통법은, 고가요금제 가입자에게만 편중되던 지원금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냈다.
이는 고가요금제 가입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된다. 6만원대 이상의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은 단통법 시행전인 33.9%에서 2016년 3월 3.6%로 줄었다. 4~5만원대 중가요금제 비중은 17.1%(14년7월)에서 44.4%(16년3월)로 대폭 늘었다.
단통법은 휴대폰 유통구조 내부에서의 변화도 촉진하고 있다.
자급제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는 선택약정할인제가 도입됨으로 인해, 제조사 유통망이나 일반 유통망을 통한 독자적 단말기 판매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다.
단말기·서비스 유통비중에서 직영대리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4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이통3사의 직영점 수는 23.7% 늘어난 반면, 대리점은 8.1%증가하는데 그쳤다. 판매점의 경우는 오히려 9.7% 감소했다.
하 교수는 "이는 지원금상한제에 따라 마케팅 관행이 변화한 효과로서, 판매점과 대리점의 유통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직영점의 유통능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통법은 대리점 중심의 결합판매 유통구조 내부에서 자급제의 공간을 확대시키고, 다른 한편으론 대리점을 약화시키면서 유통구조의 변화를 촉진하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단통법은 번호이동고객과 기기변경 고객의 차별도 줄이는 효과를 낳았다. 이통사들은 그동안 번호이동고객에게만 고액의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2014년 1월~9월사이 변호이동의 비중은 39.8%였다. 이는 2016년 3월 23.9%로 낮아졌다. 기기변경은 26.2%에서 47.7%로 늘었다. 번호이동은 줄고 기기변경은 늘었다.
그런데 전체적인 마케팅 비용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통3사의 2014년 4분기 마케팅비는 2조1469억원이었고, 2016년 2분기는 1조9191억원이었다. 소폭 줄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 교수는 "마케팅 비용이 고가 단말기나 번호이동 고객층에 집중되지 않고, 중저가 단말기와 기기변경 고객을 포함한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비교적 균등하게 집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단통법으로 가계통신비 6300원 절감효과"
단통법은 스마트폰 단말기 시장에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과거에는 고가 폰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던 제조사들이, 단통법 이후에는 지원금에만 기댄 판매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가성비 높은 중저가 폰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같은 주장은 정부 통계로도 확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0만원 미만 중저가 단말 판매 비중은 2014년 7∼9월 21.5%였지만, 올해 7월에는 34.1%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된 중저가 단말기는 60종으로 단통법 직전(15종)보다 45종 늘었다.
과기정통부는 "단통법으로 통신서비스 평균 가입요금이 4000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통신 소비의 합리화로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이 줄고, 저렴한 알뜰폰 가입자가 늘어난 효과로 분석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직전인 2014년 7~9월 평균 가입요금은 4만5155원이었지만 올해 7월에는 4만1345원으로 3810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 6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 비중은 전체의 33.9%에서 14.3%로 19.6%포인트 줄었다.
개통 시 부가 서비스 가입 비중도 2014년 1∼9월 37.6%에서 올해 7월 6.2%로 31.4%포인트 감소했다.
알뜰폰 가입자는 2014년 말 458만명에서 올해 7월 726만명으로 늘었다. 알뜰폰은 이통 3사 요금제보다 30∼40%가량 저렴해 평균 가입요금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가계 통신비는 2014년 말 기준 15만350원에서 작년 말 14만4001원으로 6349원 줄었다. 선택약정할인할인 누적 가입자는 올해 7월 기준 2067만명에 달했다.
◇단통법이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의 약칭으로 2014년 10월 1일부터 시행됐다.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 금지 ▲이통사 및 제조사 지원금 상한제 ▲특정요금제나 부가서비스 사용금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혜택제공(선택약정할인제도) ▲지원금공시제 ▲판매점관리 부실시 이통사에 책임부과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