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지들 만나자니 내 상황 부끄러워"
직장인에게도 '황금연휴'는 이직 준비 '황금기회'


[혼자 보내는 명절②]"1분1초가 아까워"…자격증 공부하는 취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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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취업 준비 2년 차인 최세형(29) 씨는 연휴가 시작되는 첫 날부터 씁쓸한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았다. 모두가 여행을 떠나거나 편히 쉬는 분위기 속에서 홀로 소외됐다는 서러움마저 느껴졌다. 최씨는 "남들은 연달아 일을 쉴 수 있어 좋다고들 하는데 나는 쉴 수 있는 일자리조차 없다는 사실이 더 괴롭다"며 "1분1초라도 더 빨리 취직을 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집조차 편하지 않아 도서관에 나왔다"고 말했다.

열흘간 이어지는 '황금 연휴'에 취업준비생들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하반기 공채 필기시험이 이어지는 시기인 만큼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연휴가 시작된 첫 주말인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중학교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입사를 위한 '인적성검사(HMAT)'를 치른 취준생 정재현(가명·28) 씨는 가족들 모두 귀성길에 올라 텅 빈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다시 도서관에 나섰다. 연휴가 끝나는 10월 둘째주에 곧바로 B기업의 인정석 시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앞으로도 줄줄이 인적성 시험이 남아 있는 만큼 추석 당일에만 인천에 있는 외갓집에 잠깐 다녀오고 나머지 기간에는 함께 스터디하는 친구들과 꾸준히 공부할 계획"이라며 "꼭 취직에 성공해 내년 명절만큼은 마음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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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의 48.3%는 올 추석 친지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참 이유 1위는 '취업준비(55.8%·복수응답)'였다. 취준생들은 또 '현재 상황이 자랑스럽지 못해서(47%)', '친지들과의 만남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서(33.8%)'를 꼽으며 다소 위축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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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준비하는 '중고' 취준생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79.8%도 추석 연휴에는 경력기술서 작성 및 업데이트, 어학 자격증 시험 준비, 면접 연습, 포트폴리오 제작 등 이직 준비에 몰두하겠다고 답했다.


조바심에 어학 시험이나 자격증 공부를 하러 나섰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곤란한 경우도 있었다. 지역의 공립 도서관, 스터디카페 등이 연휴에 맞춰 휴관하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취준생 안모(30) 씨는 "카페에 가도 평소보다 들뜨고 시끄러운 분위기여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며 "정 안 되면 1시간 거리의 모교 도서관이라도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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