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72만t 매입…시장격리 물량 2008년 이후 최대
공공비축미 35만t과·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t
벼 매입자금 규모 3.3조로 늘려
예년과 달리 우선지급금도 지급 안하기로
내년 쌀 생산조정제 도입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부가 본격적인 쌀 수확철을 앞두고 쌀값 안정을 위해 햅쌀 72만t을 매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사들이기로 한 시장격리 물량(수확기)은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쌀값 하락을 주도한다고 농민의 원성을 샀던 우선지급금도 예년과 달리 올해는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하고 '2017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몇 년째 계속된 쌀값 폭락에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다 신ㆍ구곡이 교체되는 10월 초 가격 등을 감안해 예년보다 빨리 대책을 내놨다.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420만t)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쌀 수요는 공공비축용을 포함해 390만t 정도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선 올해 공공비축미 35만t과 추가 시장격리 물량 37만t 등 총 72만t의 쌀을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생산량 감소가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전년 매입량(69만t) 보다 3만t의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특히 올해 시장격리 물량 37만t은 2010년 이후 최대치다. 정부는 10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뒤 연내에 농가로부터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 물량을 사들일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수급조절을 통해 산지 쌀값(80kg)을 지난 15일 기준 13만2700원대에서 올해 연말까지 15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당초 정부에 100만t톤의 매입물량을 요구했지만 72만t톤으로 결정 된 게 아쉽다"면서 "올해 쌀 전체 생산량이 20만t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만t 늘려 매입하기로 한 점은 쌀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정부 이 외에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이 벼를 매입할 때 저리로 융자해 주는 자금 규모도 3조3000억원을 책정해 지난해(3조원)보다 늘렸다. 정부와 농협이 각각 1조4000억원, 1조900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농협은 농가가 희망할 경우 해당 농가 물량을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농가는 남아도는 쌀을 제도화가 안 된 공장 등 유통업체에 싼 값에 넘겼다.
다만 우선지급금은 올해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지급금은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를 농가에서 매입할 때 그해 수확기 쌀값이 확정되기 전 미리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그동안 우선지급금은 쌀값과 연동돼 수확기 가격 하락을 주도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공비축 제도 도입 이후 우선지급금은 8월 산지 쌀값을 기준으로 지급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가의 자금수요 등을 감안해 11월 중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임병희 사무총장은 "2015년~2016년의 경우 우선지급금이 쌀 값 시장 가격 형성에 기준이 됐는데 가령 2015년 5만2000원하던 우선지급금(40kg 조곡기준)이 지난해 4만5000원으로 7000원 떨어지면서 시장에 가격 하락 시그널을 줬다"고 말했다.
8월 말 기준 206만t인 정부재고량을 감축하기 위해 복지용ㆍ사료용ㆍ가공용 쌀의 공급도 확대한다. 복지용 쌀은 기존 대면신청뿐만 아니라 유선ㆍ사회복지사를 통한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5㎏ 소포장 공급 실시, 특등벼 우선 제공 등 공급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더불어 사료용 쌀은 올해 48만t인 공급물량을 내년도 75만t 내외로 확대한다.
정부는 또 수확기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국내산과 경합하는 수입 밥쌀(중ㆍ단립종)의 판매를 중지하는 한편 국내산-수입산, 연산별 혼합유통 단속도 실시할 방침이다.
전한영 식량정책과 과장은 "내년부터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2019년까지 벼 재배면적을 10만㏊(생산량 약 50만t)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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