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절벽 탈출, 역발상에 답 있다]"사회적 눈총 아니면 혼자라도 아이 낳고 싶어요"
③한부모·다문화가정 자녀도 대한민국의 미래
결혼·출산 형태 다양해져 차별 대신 포용적 가족관 필요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우리 사회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되지 않은 가족을 여전히 낯설게 바라본다. 하지만 한부모, 다문화, 이혼 및 재혼, 비혼 동거 등 가족구성은 이미 다양화되고 있다. 한부모 가정은 2010년 161만5000가구에서 2015년 205만2000가구로 늘었고, 다문화 가정은 2012년 26만7000가구에서 2015년 27만8000가구로 증가했다.
자신의 성을 딴 민정(6·가명)양을 키우고 있는 한부모 김유정(35·여·가명)씨는 혼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과 시선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가끔 딸아이가 아빠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민정이는 아빠 이름도 김유정, 엄마 이름도 김유정이라고 대답한다"며 "엄마 성을 따르는 아이들은 가끔 주변에서 곤란한 질문을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 아빠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 굳이 아빠의 성까지 따라가면서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출생신고를 할 때부터 김씨의 성을 따랐고 법적소송을 할 때도 자신의 성을 따르는 것을 아이 아빠와 협의했다.
비정규직으로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김씨는 월급이 적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출·퇴원시킬 수 있어 만족한다. 김씨는 "한부모 가정이라도 엄마들이 일하면서 혼자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그만큼 돌봄 비용을 지출해서 사실상 3인가구와 지출은 같은데 가구수 기준 소득으로만 한부모 지원 가정을 선발하다 보니 수급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을 꺼리는 엄마들이 많다"며 "최저임금만 받으며 일해도 2인가구 중위소득의 52%, 140여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숨어 있는 한부모들을 정기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기저귀 살 돈이 없어 전전긍긍하면서 아이를 키우던 미혼모들이 바깥 세상에 나와 환한 웃음을 지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사회 시선이 변하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이 괜찮아지면 혼자서 아이를 낳아 기를 한부모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2세들은 곧 이중언어 우수자들이다. 부모의 국적이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2개 국어를 모국어로 쓸 수 있다.
외고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 가정 2세 채예현(18)양은 외교관이 꿈이다. 채양은 "중국과 한국 두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면서 국가 간 외교 문제나 국제 분쟁 등을 더욱 부드럽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다문화 가정의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채양이 처음부터 자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조선족이었던 어머니의 억양이 부끄러울 때가 있었고 다문화 가정이 사회 취약 계층·사회 배려 대상자로 받는 지원 혜택들을 아이들에게 들킬까봐 노심초사했다. 순혈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채양은 "직접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상황을 가장 잘 알 수 있어 한국 사회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의 행복을 위해 힘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평등사회연구실장은 "결혼과 출산의 형태가 다양해진 만큼, 이를 존중하는 사회적 수용성이 커져야 한다"며 "다양한 가족관 형성을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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