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가산점 개정 앞두고 '막차' 타기 위해 몰리는 현직 교사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 전망

초등교사 임용 축소에 화난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들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초등교사 임용 축소에 화난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들이 지난달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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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오는 11월 치러지는 전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신규 선발인원이 지난해보다 2000명 가량 줄어든 가운데,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는 지원자가 몰리고 지방에는 미달하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직 교사들에 더욱 불리한 새로운 지역가산점 제도가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수도권행 막차'를 타려는 지방 교사들의 이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행 지역가산점 제도가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올해 초등교원 임용 시험에서 교사 이탈에 따른 지역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지역 교대를 졸업하고 해당 지역 임용시험에 응시하면 현재 3점의 가산점을 받지만, 내년부터는 이 가산점이 6점으로 늘어나고, 타지역 교대 출신에게는 3점이 부여된다. 현직 교사에게는 가산점이 주어지지 않는다. 현직 교사 입장에서는 최대 6점이 불리해짐에 따라 지방에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올라오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가산점 막차' 타는 지방교사들… 임용시험 지역간 양극화↑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해 서울의 초등학교 교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1.8대1이었지만 강원(0.49대1), 충북(0.56대1), 충남(0.48대1), 전남(0.7대1), 경북(0.73대1) 등의 지역은 경쟁률이 1대1도 안 되는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직 초등교사의 시험 응시는 2015년 472명, 2016년 675명, 2017년 55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합격자 중 현직자 비율은 2015년 7.7%, 2016년 12.0%, 2017년 11.5%에 이른다. 이들 중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합격한 비율은 2015년 58.9%, 2016년 77.6%, 2017년 64.9%이었다.


수도권 외 지역에 있는 현직 교사들이 이탈하는 주 이유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다. 특히 도서 산간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경우 관사 등 기본적인 주거 환경조차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도서벽지에 도시 아파트 수준의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마련된다면 경력교사들과 신규 교사들의 기피 요인 완화에 데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겠지만 예산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직 교사들의 '탈출'을 가속화한 것은 현직에 유리하게 개편된 임용시험이라는 지적도 있다. 과거에는 1차 시험에서 합격자의 1.2배수를 선발해 현직교사가 1차 시험을 통과하기가 어려웠다. 이후 2008학년도부터는 1차에서 1.5배수를 선발해 합격 문이 넓어졌다. 2차 수업시연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업 경력이 있는 현직교사들이 유리하게 된 것이다.


현직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교육학 객관식 시험이 폐지된 것도 이유다. 교육학 객관식 시험은 기출 문제를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지엽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면서 예비교사의 소양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2013년 폐지됐다. 이는 오히려 현장 수업과 시험공부를 병행해야 했던 현직 교사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박 교수는 "예비교사의 기초 지식과 활용 능력을 측정한다는 관점에서 교육학 시험은 부활돼야 한다"며 "다만 문제 은행식의 객관식 문제와 단답형 문제, 교육학적 지식을 활용한 실제 상황 해결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혼합형으로 출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광역시와 도 지역 간 순환 근무 부활도 대안으로 제기된다. 1986년 광역시(당시 직할시)와 도 지역의 순환 근무가 중단되면서 교사들의 지방 기피 현상의 전조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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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광주광역시는 순환 근무 중단 직전 40대 초반 교사들이 대거 광주로 전입했고, 30대의 저경력 교사들은 전남으로 밀려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타 지역은 당시 30대 교사들이 퇴직할 시기지만 광주는 퇴직자가 없는 상황이 이어져 '임용 절벽'까지 나타났다. 지난해 광주의 초등 교사 선발 인원은 20명, 올해는 5명에 불과하다.


박 교수는 "신규 교원의 경우 근무 경력 20년 이내에 의무적으로 5-7년은 인근 도 지역에 근무하는 제한을 붙이는 식으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인근 광역시와 도 지역의 광역교육청 통합 등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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