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부동산 대책에 아파트 청약자들 '멘붕'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 발표 때와 달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를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청약자들 사이에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청약을 포기하는 미계약이 생겨날 것 같다.”
오는 10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 센트럴자이' 아파트 분양 담당자와 청약자들이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지난 7일 8·2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안내지침(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8월2일까지 대출 신청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 무주택자가 아니라면 강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신길 센트럴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6.9대1의 경쟁률로 올해 서울 민간 분양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용면적 52.95㎡의 경우 519.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혼란의 발단은 지난 3일 금융위위원회가 예고한 감독규정 개정안이었다.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면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되는 경우 지정 전날까지 대출 신청을 완료한 경우에만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8·2 대책을 발표하면서 집단대출에 대한 대출 규제는 8월3일 이후 입주자 모집이 공고되는 사업장의 중도금 및 잔금대출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위의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8월3일 이전에 입주자를 모집했더라도 금융기관에 집단대출을 신청하지 않은 상태라면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지적을 감안해 금융위는 지난 7일 다시 안내지침을 내놨다. 8월2일까지 대출 신청을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무주택자라면 LTV 60%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겠다고 약속한 경우에도 LTV가 60%로 적용된다.
현재 투기지역의 경우 주택 유형과 대출 만기 및 담보가액 등에 따라 금융기관이 LTV를 40~70%로 적용할 수 있게 돼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50~70%로 적용한다. 이번 8·2 대책에서는 이를 일괄적으로 40%로 적용하도록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감독규정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대출 규제 적용 시점을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설정하면서 혼란이 생겨났다. 금융위의 감독규정 개정안에도 8월2일까지 입주자 모집을 공고한 사업장에 대한 집단대출에는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부칙이 담겨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 승인 시점이라는 별도의 적용 기준을 만들면서 같은 감독규정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나는 상황이 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일정을 서두르다 보니 세세한 부분들을 꼼꼼하게 따지지 못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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