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확대에 이어 주거복지·기초연금인상 등 예고…정부는 전망 혼선

복지폭탄, 재정이 버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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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지은 기자] 문재인 정부가 건강보험 대책을 시작으로 주거복지, 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치면서 재원 마련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집권 기간인 5년간 투입될 예산을 추가 증세 없이 세수 증가분과 지출구조조정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오락가락 정부 전망= 보건복지부는 올 하반기부터 병실료·MRI 등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은 3800여개 비급여 항목에 건보를 적용하기로 결정하는 내용의 건강보험 대책을 9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5년간 30조6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복지부는 건보료를 최근 10년간 평균 보험료율(3.2%) 수준에서 매년 인상하고 정부 지원금을 올해 건보료 수입의 13.8%(6조9000억원)에서 17%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21조원의 건보 재정 적립금을 2022년 10조원 규모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8대 사회보험의 중기 재정전망'은 정반대 전망을 내놓았다. 건강보험 적립금이 2023년 고갈되고 내년부터 당기수지도 적자로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5년 12월 장기재정전망에서도 건강보험의 적자전환 시기와 고갈 시기를 각각 2022년, 2025년으로 예상한 것보다 더 빨라진 것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중기 수지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재정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건강보험 요율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조가 바뀌었다.


지난달에는 고령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해 건강보험 적자가 2020년 19조원, 2060년 692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국책연구기관이 건강보험의 재정고갈 가속화를 경고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돌연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20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흑자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정부지원금 지원방안' 보고서에서 "고령화·저출산 영향으로 지금처럼 건보 곳간이 넉넉한 상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쏟아지는 복지정책에 나랏빚 급증= 정부는 다음달에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주고, 기초연금을 내년 월 25만원, 2021년 월 3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미취업 청년에게 청년구직촉진수당 30만원을 3개월간 지급한다. 전국에 252개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병원을 확충하는 등 의료복지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에 확정할 내년도 예산안에서 이 같은 복지예산을 대폭 반영할 계획이다. 예산안은 내년 재정 투입을 늘릴 수 있도록 총지출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높게 설정하기로 했다. 경제성장보다 재정지출을 늘리면 국가채무 증가 등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가 10일 발간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거둬들인 재정 총수입은 22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은 12조3000억원, 세외수입은 1조8000억원, 기금수입은 2조원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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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입이 늘었남에도 불구, 나랏빚은 오히려 많아졌다. 지난해 말 591조9000억원이었던 중앙정부 채무가 올해 6월 말에는 630조1000억원으로 38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올해 남는 국세수입의 대부분은 채무상환에 쓰지 않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지출로 쓴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다른 부처의 선심성 정책 발표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복지예산 증가와 사회보험의 기금 고갈은 피할 수 없다"면서 "복지부가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 결국 재정지원을 요구할텐데 한정된 예산으로 어떻게 다 감당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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