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도그 '토리'도 겪었다는 '블랙독 증후군'은?
문재인 대통령이 퍼스트 도그 ‘토리’의 근황과 관련해 ‘블랙독 증후군’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토리는) 입양 때 남자들을 경계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처음 볼 때나 그렇지 누구에게나 잘 따른다”며 “검은 개를 싫어하는 블랙독 증후군 때문에 입양되지 않았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블랙독 증후군은 ‘블랙독’이라는 말에 담긴 부정적 의미에서 비롯됐다. 영어로 블랙독(Black Dog)은 검은 개라는 뜻과 함께 우울증, 낙담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단어는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가 검은 개를 불길한 징조로 보는 신화를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블랙독이 보인다는 것은 죽음의 전조로 여겨졌다. 과거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나는 평생 검은 개와 함께 살아왔다”며 자신의 우울증을 블랙독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검은 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낳았다. 검은 개가 우울하고 불길하다는 편견이 블랙독 증후군으로 이어진 것이다.
블랙독 증후군이라는 개념은 2000년대 초반 영미권을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동물 보호소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검은 개가 보호소에 오래 머무는 경향을 목격하면서부터다. 2014년 미국 NBC뉴스는 검은 개의 입양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훨씬 빠른 속도로 안락사를 당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블랙독 증후군이 실재하는지는 불명확하다. 관련 연구 결과도 엇갈리는 양상을 보인다. 1998년 미국 중서부의 동물 보호소에서 1400여 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검은색 개가 다른 색의 개보다 입양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물 학대 예방 협회는 1년간 입양된 3만46마리의 개 중 27%는 검은 개였다며 블랙독 증후군이 신화라고 반박했다.
동물 관련 단체에서는 여전히 블랙독 증후군이 존재한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2013년 동물 전문 사진작가 프레드 레비(Fred Levy)는 검은색 털을 가진 다양한 견종의 개들을 검은색 배경에서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자 레비는 ‘블랙독 프로젝트: 우리는 왜 특별한 검은 개들을 잊을 수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동물권단체 케어(CARE)가 지난 7월 ‘검은 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레드 레비에게 영감을 받은 케어는 어두운 배경으로 검은 개의 모습을 촬영한 뒤 이를 전시했다. 케어는 검은 개, 잡종, 유기견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기를 바란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한편 퍼스트 도그 토리는 2015년 10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폐가에서 발견됐다. 당시 토리는 짧은 목줄에 묶여 학대를 받아와다. 동물권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된 토리는 2년간 입양되지 못하다가 지난달 26일 청와대에 입성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유세 과정에서 “토리는 온 몸이 검은 털로 덮인 소위 못생긴 개”라며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에서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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