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친정 나들이
종로구,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모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총 6가정 19명 대상 저소득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사업 추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구티홍(28 ·베트남)씨는 현재 8살 아들과 둘이 종로구 창신동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9살 어린나이에 한국인과 결혼해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었지만 지난 2013년 5월 남편이 고혈압으로 사망하면서 생계 곤란에 직면하게 됐다.
생계를 위해 근처 청바지 공장에서 봉제 보조로 근무하고 있지만 80만원 남짓 하는 월급에 월세 40만원과 생활비까지 지출하고 남는 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나면 친정이 있는 베트남 모국 방문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그녀가 조만간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선물을 한아름 들고 그리워하던 친정나들이를 떠날 수 있게 됐다.
구티홍씨는 “지난 2012년 어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시면서 홀로 계신 아버지 걱정에 혼자 운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어려운 경제 형편으로 베트남에 갈 수 없었는데 이렇게 비용걱정 없이 아버지를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제 아들을 보고 싶어 하시는 고향에 계신 가족들에게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 감사하다”고 모국 방문 소감을 전했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모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총 6가정 19명을 대상으로 '저소득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사업'을 추진, 가정 당 330여만 원에 상당하는 왕복항공권, 여행자 보험, 선물비 등을 지원한다.
행정자치부 2015년 외국인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인구는 전체인구 대비 0.8%(1,344명, 2015년 11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의 결혼이민자가 외로움, 언어 등으로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종로구는 저소득층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생활 정착 및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역내 기업들 후원으로 이번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구티홍씨 외에도 ▲베트남에 홀로 계시는 친정어머니의 건강악화로 모국방문을 희망했던 당티응언(28 ·베트남)씨 ▲사춘기에 있는 딸과 대화가 줄어들어 모국방문을 통해 관계회복을 희망하는 이유정(40 ·베트남)씨를 포함
▲2009년 한국에 시집온 후 경제적 문제로 고국인 캄보디아를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김미애(30·캄보디아)씨 ▲엄마가 태어난 나라이자 아이의 뿌리를 알려주고 싶어 모국방문을 희망한 발몬테 세실리아(28·필리핀)씨 ▲한국에 온지 17년 동안 한 번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해 모국방문을 희망하는 김명순(44·중국) 씨 등 저소득 다문화가정 6가구 총 19명이 모국을 방문하게 된다.
특히 종로구는 선정가정이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2달 중 모국방문 일정을 직접 결정해 원하는 시기에 방문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저소득 다문화가정 모국방문은 현대건설(대표 정수현)을 비롯 한국마사회 종로지사(지사장 정준용), 한국맥도날드(대표 조주연), 서울대치과병원(병원장 허성주) 등 4개 기업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종로구는 모국방문 가정 선발을 위해 지난해 6월 30일부터 2주 동안 접수를 진행, 거주기간, 생활정도, 부양가족 수, 모국 방문 횟수, 부양가족의 수, 국적 취득 여부 등을 심사해 거쳐 최종 6가정을 선발했다.
구는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해 민?관 협력으로 저소득층 다문화가정의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구는 지난 1월 설날을 맞아 베트남 출신 저소득층 결혼이민자 총 4가정 13명을 대상으로 '저소득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지원사업' 을 추진, 각 가정 당 270여만 원에 상당하는 베트남 왕복항공권, 여행자 보험, 선물비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다문화가정의 모국방문 지원은 이들이 지역사회의 건강한 가정을 성장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합께 협력한 결실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도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한 행정적 ·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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