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號 한 달①]하루아침에 급변한 유통업계…'공정·상생' 최대 화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한달
"을의 눈물 닦겠다" 취임 일성에 맞춰 1순위 가맹점 정조준
공정위 칼날 유통업계로 확대...중소협력업체 상생모델 잇따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달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 이후 가장 극단적인 변화를 체감하는 곳이 유통업계다.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격적 출점과 마케팅을 줄이는 대신 공정과 상생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민생과 밀접한 가맹과 유통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취임 일성에 거스르지 않기 위해 잔뜩 자세를 낮추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1호 법안은 프랜차이즈 업계를 규제하는 '가맹사업거래법 개정안'이다. 지금까지 가맹점 본사와 점주간 분쟁에서 '조정'이 성립돼 공정위 시정조치가 면제됐지만, 개정안은 양측간 합의를 행한 경우에만 가맹본사에 대한 시정조치 등을 면세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시정조치와 과징금 처분 가능 기간도 직권 인지된 사건은 조사 개시일로부터 3년, 신고된 사건은 신고일로부터 3년까지로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김 위원장의 취임 일성에 맞춰 공정위의 칼날은 가맹 사업을 정조준한 모양새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달 조류독감(AI) 사태를 빌미로 치킨 가격을 인상한 치킨 프렌차이즈 BBQ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에 나섰다. 또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업체 중 하나인 피자업계까지 불똥이 튀었다.
취임 초기 가맹사업에 집중됐던 공정위 칼끝은 점차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올리브영과 같은 헬스앤뷰티(H&B) 전문점에 대해 실태점검을 벌인데 이어 이달에는 롯데하이마트 등 가전양판점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조사했다. 지난달 말에는 백화점·대형마트 등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2배로 높이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과징금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기도 했다. 기업집단국과 가맹유통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유통업계 '갑질'을 근절하기 위한 각종 수단을 선보이자 유통기업들은 스스로 몸을 낮추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BBQ다. BBQ는 공정위 현장조사가 이뤄지자마자 올해 두 차례나 가격을 올린 30개 치킨 제품값 전체를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교촌치킨도 같은 날 가격이상 계획을 백지화했고, 2위 BHC치킨은 가격 인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유통업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역사회 및 중소기업과 '상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경북 구미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2호점을 열었다. 구미 봉황시장 상가 2층에 들어선 노브랜드 매장은 시장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을 제외하고 공산품 위주로 판매한다. 매장으로 가는 길목에 '청년몰'을 조성해 청년 창업을 지원했다.
롯데몰 은평점은 지난달 은평구청과 손잡고 연서시장내 전기 및 소방, 가스 등 위험 시설물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시설 개선 계획을 4단계(관심, 주의, 위험, 심각)로 구분해 오는 8월 말까지 개선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 ‘심각’으로 평가 받은 시설물은 ‘즉시 임시조치’를, 점검 결과를 ‘위험’을 받은 곳은 ‘종사자 우선 교육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26일 문을 연 국내 최대 유통단지인 가든파이브을 상생형 쇼핑몰로 조성했다. 가든파이브는 중소상인 250여명과 SH공사로부터 매장을 임차해 운영하며, 매출액의 일정 부분(수수료)을 임차료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매출액이 증가하면 수수료율이 상승해 상인들의 임대료 수입이 더 커지는 구조로 가든파이브점 영업이 잘될수록 중소상인들에게 더 큰 이익이 주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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