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모 코끼리의 익사 직전 아기 코끼리 구하기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물가에서 장난 치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아기 코끼리를 서로 협력해 구해내는 엄마ㆍ이모 코끼리 동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가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서울대공원이다. 1살짜리 아기 코끼리 희망이가 물가에서 장난 치다 실수로 물에 빠져 허우적댄다. 희망이를 구해내는 엄마 수겔라(13세)와 이모 키마(36세)의 동영상은 서울대공원 측이 19일 공개했다.

물에 빠진 희망이가 물 밖으로 입과 코를 내밀려 허우적대는 사이 초보 엄마 수겔라는 발만 동동 구른다. 그때 멀리서 '베테랑 엄마'인 이모 코끼리 키마가 달려온다.

이모와 엄마는 웅덩이 한 켠 얕은 곳으로 들어가면 아기 코끼리를 구할 수 있다는 듯 서로 뭔가 이야기하더니 정말 물 안으로 들어간다. 수겔라와 키마는 물살을 헤치고 아기 코끼리에게 달려간다.

동영상 저편에 보이는 제3의 어른 코끼리는 우리에 막혀 아기 코끼리를 구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운 듯 안절부절 못한다.

엄마와 이모 코끼리는 아기 코끼리 양옆에서 어린 녀석의 머리가 수면 위로 나올 수 있도록 일단 녀석을 들어 올린다. 그리곤 두려움에 혼이 나간 새끼를 이끌고 얕은 물 밖으로 빠져 나온다.

새끼를 구하려는 엄마와 이모 코끼리의 움직임은 신속하기 이를 데 없다. 1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동영상이지만 엄마 코끼리의 모정과 이모 코끼리의 차분한 대응이 돋보인다.

동영상을 접한 한 네티즌은 어른 코끼리들의 신속한 반응에 감탄했다. 다른 누리꾼은 "사람보다 낫군"이라는 글을 남겼다.

코끼리는 모계 중심의 무리로 생활하며 새끼를 함께 기르는 사회적 동물이다. 희망이는 서울대공원에서 지난해 6월 24일 태어난 멸종 위기종인 아시아 코끼리다.

서울대공원 측은 사건 이후 엄마와 이모 코끼리가 아기 코끼리에게 수영하는 법을 가르치며 함께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