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우리은행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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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로 우리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근무하는 A 과장은 '워킹맘'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육아 문제로 남편과 다툼이 잦다.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느라 지각하기 일쑤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A 과장은 2일부터 출근길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회사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전 10시30분까지 출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유연근무제를 본격 시행하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우리은행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범기간 중 직원들의 피드백을 통해 유연근무제를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업무 형태에 따라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연근무제는 시중은행 등 전 금융권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해 7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했다. 신한은행이 도입한 스마트근무제는 스마트 워킹센터 근무ㆍ재택근무ㆍ시차출퇴근제로 나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45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차출퇴근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말부터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시범 도입했다.


'오전 9시~오후 6시'라는 경직된 근무제를 고집하던 은행권이 유연한 근무형태를 도입하는 것은 비대면채널 활성화 등 핀테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인터넷ㆍ모바일뱅킹 이용 증가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감소했고 업무 처리 과정에서도 서류작업이 크게 줄고 있다.

이 같은 시중은행들의 유연근무제 도입 확산은 최근 대선 주자들의 일자리ㆍ노동 공약인 이른바 '칼퇴근제'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유승민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은 은행권의 유연근무제를 예로 들며 주 40시간(점심시간 5시간 제외) 근무 등 정시퇴근제 보장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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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서별 업무환경이 다르다는 점과 그에 대한 보상 문제 등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가 근무에 대한 명확한 보상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 문화 및 정서상 간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유연근무제가 구호로만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유연근무제 도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핀테크로 달라진 업무환경에 따라 어떤 근무제가 최선일지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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