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친환경·무독성·천연' 등 표시 법령 강화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친환경', '천연' 등 허위·과장 표시·광고, 환경표지 무단사용, 인증기준 미달제품 등 166건이 적발됐다. 정부는 '친환경' 등에 대한 표시 기준을 명확히 하고 건강·안전에 대한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친환경·천연' 과장광고 등을 점검한 결과, 친환경·천연 허위·과장 103건, 환경표지 무단사용 27건, 인증기준 미달 36건 등 총 166건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적발된 제품이나 광고에 대해서는 수사의뢰(10건), 인증취소(27건), 시정명령(84건) 등 121건을 조치 완료하고, 행정처분 45건은 진행 중이다.


◆애매한 '친환경·천연' 표시= 가구·문구 등 생활용품 가운데 '친환경', '천연', '무독성' 등으로 허위·과장한 표시광고가 63건에 달했다. 대표적으로 환경표지 인증기준에 따라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친환경제품으로 분류되는 LED조명을 건강에 유익해 친환경적인 것처럼 광고했다. 또 식물유래 성분이 93%인 비누를 '100% 순식물성'이라고 광고한 사례도 있었다. 대나무 유래 성분 함량이 33%인 의류를 '천연대나무섬유 팬츠'라고 팔았지만, '100% 천연'이라고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제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유해물질을 함유한 위해 우려제품을 '친환경' 등 허위·과장한 표시광고도 25건이 적발됐다. 이 중에는 세정제(8건), 합성세제(7건), 코팅제(4건), 탈취제(4건), 방향제(1건), 소독제(1건) 등이 포함됐다. 유해물질이 함유된 '욕실용 코팅제'를 '환경 친화적 제품'으로 홍보했고, 일부 유해물질이 불검출된 '의류용 방수 스프레이'를 '인체무해' 제품이라며 팔았다.


합성원료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100% 천연' 등으로 허위·과장해 광고한 화장품 총 15건도 있었다. 일부 합성원료가 포함된 '오일 미스트'를 '천연성분 100%'라고 광고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식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환경표지 인증마크를 무단 사용한 제품을 27건도 경찰수사나 행정처분을 받는다. 주방용 음식물 분쇄기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환경표지 도안'을 무단 사용해 허위 광고를 하거나, 침구용 매트리스에 대해 환경표지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환경표지인증서' 및 '환경표지 도안'을 무단 사용하기로 했다.


환경표지 부착제품 점검결과, 인증기준에 부적합하게 생산된 제품 33건도 있었다. 폼 알데하이드 방출량이 인증기준을 10배 이상 초과한 벽·천장 마감재용 석고보드를 유통·판매하다 적발됐다. 또 유해물질이 인증기준을 초과한 목재용 도료를 유통·판매한 업자도 잡혔다.


강알카리성 물질이 인증기준을 4배 가량 초과한 주방용 비누, 내구력이 인증기준에 미달하는 놀이터용 바닥재 등 GR마크 인증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도 이번에 적발됐다.


◆'친환경' 아무데나 못쓴다= 정부는 '친환경'이란 표현이 '환경에 유익하다'는 의미이지만, 소비자들은 '건강하고 안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규정이 불명확해 제재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규정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


우선, '친환경 제품'을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환경성을 개선한 제품'으로 정의하고, 환경성 개선에 대한 7개 범주를 규정했다. '친환경'을 표시할 경우에는 자원순환성향상, 에너지절약, 지구환경오염감소, 지역환경오염감소, 유해물질 감소, 생활환경오염감소, 소음·진동 감소 등 범주 중 어디에 해당되는 지를 명시하도록 관련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유아용품·문구류 등에 '무독성·무공해' 등이라고 광고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에 대한 사용기준도 없었다. '무독성 크레파스'라고 표기해 모든 독성이 없는 제품인 것으로 한 광고가 이런 경우다. 정부는 '무독성·무공해' 등을 표시할 경우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불검출된 화학물질 성분명을 명시하도록 했다.


의류, 세제 등 다수 생활용품에 '천연·자연' 등으로 표시·광고하고 있으나, 관련법령 등에 이에 대한 용어사용 규정이 없었다. 향후, 환경기술산업법령을 개정해 제품에 '천연·자연' 등을 표시할 경우, 해당 원료의 성분명, 함량 등을 명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화장품법에 '천연화장품'에 대한 정의 규정을 신설하고, 기준미달 제품에 대해 천연 및 유사표현 사용시 제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천연화장품 공인 인증제를 도입해 소비자 신뢰제고 및 제품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환경표지·GR마크 등 제도도 개선한다. 어린이용품, 가구·침대, 생활화학제품 등 국민생활밀접제품에 대해 유해화학물질 사용금지 기준 마련 등 인증요건을 강화해 환경표지 인증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어린이용품에는 프탈레이트, 형광적백제, 향료, 염소계표백제 등 유해물질 사용을 금지하고, 생활화학제품에는 형광증백제, 이소시아졸리논 화합물, 알러지 유발향료 등 유해물질을 못쓰도록 한다.


환경표지 공인인증 외에 민간단체에서 독자적으로 친환경 인증을 하는 경우, 인증기관을 명시하도록 규정했다. 한국공기청정협회(친환경 건축자재 품질인증), 한국능률협회(GREEN STAR, 웰빙인증) 등 8개 기관에서 친환경 민간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AD

GR 공인인증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산업부 고시에 의거 민간단체인 자원순환산업인증원에 위탁중인데, 향후 상위 법령에 근거를 마련하고 인증기관을 공개경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박순철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 부단장은 "각 부처의 특별사법경찰관을 활용해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시 시정명령 외 형사고발 확대·과징금 부과 등 제재 수준을 강화할 것"이라며 "사업자가 친환경 표시광고를 시행하기 전에 환경산업기술원에 검토를 요청하는 사전검토제를 활성화 해 선의 기업의 피해 방지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