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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의 Economia] 30년 공직생활 전직 장관의 脫권위·소통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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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 [사진=휘즈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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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장관(64)이 에세이집을 냈다. 제목은 '딴 생각'. 30여년 동안 공직을 맡아 무역, 산업, 중소기업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로서 살아온 경험을 담았다.

전직 장관이라고 하면 대번에 '권위주의'를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홍 전 장관은 권위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허례허식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며 늘 소탈하다. 그가 걸어온 인생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공직자들과 미래 세대들에게 진정한 소통과 최선의 리더십을 가르쳐준다. '딴 생각'은 다름이 아니라 기존 조직사회의 경직을 풀어줄 수 있는 '바른 생각'을 의미한다.
홍 전 장관은 이 책에서 그가 장관으로 일할 때 요청이 있을 때마다 직원들의 자녀와 부모에게 덕담을 써주면서 소통한 일, 직원들에게 먼저 이메일을 보내며 마음을 공유한 일, 자녀들이나 부부사이 소통의 어려움 등에 대해 진솔하게 써내려갔다. 직원에게 전해들은 에피소드도 있다.

"중3 딸이 '휴대폰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자기에게 전화를 해달랍니다. 휴대폰을 집어 들어보니 제 호칭이 '왕짜증'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고1 아들의 전화에는 제가 '그 인간'으로 되어 있더군요, 야단을 치려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 호칭을 만든 사람이 저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후에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습니다. 딸이 대학에 입학한 다음에 내 호칭이 뭐냐고 슬쩍 물어보았습니다. '내 인생의 챔피언'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81~82쪽)"

홍 전 장관은 그 직원에게 '자식이 그랬으니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고 위로하면서도 꾹 참고 자식의 마음을 돌려세웠으니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추켜세운다. '쓴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공직자로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환기시킨다. 그가 '만만한 장관'이 되기 위해 직원들에게 전달한 휴대폰 사용 지침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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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비서 휴대폰으로 하지 말고 내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하세요. 내가 어떤 상황인지 생각하지 말고 아무 때나 하세요. 내가 전화를 받지 못하더라도 수신 기록이 남으니 시간이 나는 대로 바로 답전을 하겠습니다. 문자로 보고를 하거나 아니면 전화 부탁한다는 문자를 넣는 것도 대환영입니다.(159쪽)"

그는 직원들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실수도 솔직하게 적었다. 그는 '훌륭한 장관이 되기 위해 비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비서관에게 매주 하루는 비판적인 얘기만을 전달해달라고 주문했지만 듣고 나서는 "사람들이 뭘 모르네. 그렇게 꽉 막혔나?"라는 대답이 먼저 나왔다. 이후로는 비서관으로부터 쓴소리를 전달받을 수 없었다며 후회한다.

홍 전 장관이 생각하는 공직자의 정도(正道)는 상대방 즉,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30년 공직생활을 마친 홍 전 장관은 현재 강의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강연을 듣고 한 명이라도 마음을 움직였다면 감사한 일이다. 만약, 천 번 강연을 해서 젊은이 천 명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홍석우 지음/휘즈북스/1만5000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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