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가 죽어야 사는 '반기문'…보완재에서 대체재로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귀국일이 다가오면서 보수의 '맹주'였던 새누리당의 와해에 가속이 붙었다. 반 전 총장 귀국과 새누리당 입당, 보수대연합, 대선 승리란 그간 보수진영의 공식이 '탄핵 정국' 속에서 송두리째 뒤바뀐 탓이다. 애초 새누리당의 보완재(補完財) 역할을 할 것으로 지목받던 반 전 총장은 독자적인 신당 창당이나 제3지대 체류가 확실시되면서 새누리당의 존망을 가름할 가장 큰 외생변수로 떠올랐다.
◆반기문이 달갑지 않은 새누리= 오는 12일 입국하는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 도착과 함께 본격적인 서민 행보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 사당동 자택까지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공항철도와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하면서 시민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겠다는 복안이다. 이튿날인 13일에는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이어 고향인 충북 음성과 어머님이 거주하는 충주, 광주 국립5ㆍ18민주묘지, 전남 진도 팽목항,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구 서문시장 등을 잇따라 찾는다.
이 같은 행보에 가장 타격을 입는 건 새누리당이다. 이미 당내에선 반 전 총장 귀국과 때를 같이해 탈당에 나서겠다는 의원이 20명에 육박한다. 3차 탈당의 주역은 충청권 의원들이지만 비박(비박근혜)계 바른정당의 탈당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이주영ㆍ나경원ㆍ박순자 등 중립파 의원들의 이름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이들은 당장 탈당하기보다, 장외에 머물 반 전 총장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2월께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 독자세력화 나서면 새누리는 와해 우려= 반면 새누리당은 지난 8일 사퇴가 예상됐던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거취와 향후 개혁 방향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지 않은 채 "인적 쇄신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친박 핵심인사들과의 내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9일 오후에는 지난주 무산된 상임전국위를 재소집해 비대위원 추인과 윤리위원회 재구성을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인사들의 반발로 재구성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일부 중립파 의원들 사이에선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과 함께할 수 없다면 우리가 당을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정권 재창출'이란 공통분모가 사라진 만큼 반 전 총장과 새누리당이 누군가 먼저 쓰러져야 살 수 있는 적자생존의 관계로 돌변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가운데 반 전 총장의 예비 대선캠프는 본격적인 대선채비에 돌입했다. 서울 마포, 광화문, 강남 등으로 나뉘어진 사무실을 조만간 마포나 광화문으로 통합하고 김숙 전 유엔대사와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등 외교ㆍ정치권 인사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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