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
"최초진술 너무 구체적…피무고자 고통받아"
피해자 억울한 사연 알려져 경찰 논란 되기도

경기 화성시의 한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남성이 성적 행위를 했다며 허위 신고한 5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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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형사5단독 조현권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4년 6월 23일 경기 화성시 소재 아파트 관리사무소 옆 여자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는데 한 남성이 들어왔고 성적인 행위를 했다'는 취지로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본 뒤 20대 남성 B씨를 화장실에서 봤다며 범인으로 지목하고,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B씨는 맞은편 남자 화장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무고의 고의가 없었고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망상에 따른 B씨의 행동이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여 무고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고한 범죄는 자칫 피무고자가 중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범죄이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최초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라 수사기관에서도 피무고자에 대해 진지하게 수사를 진행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피무고자는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판결은 검사와 피고인 모두 항소하지 않으며 확정됐다.


이 사건은 피해자 B씨가 유튜브 채널에 경찰과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공개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B씨가 화성동탄경찰서를 찾아 억울함을 호소하자 경찰관들이 "떳떳하시면 가만히 계시면 돼요"라고 말하는 등의 대응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수사 태도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담당 경찰관을 파면하라는 서명 운동이 벌어지는 등 파장이 커지자 A씨는 신고 나흘 뒤 경찰서를 찾아 "허위신고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후 B씨에 대한 성범죄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종결하고 A씨를 무고죄로 입건했다.


경찰은 당시 "범죄 혐의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관의 부적절한 언행과 태도로 대상자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관들은 불문경고와 직권경고 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문경고는 법률상 징계는 아니지만,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며, 직권경고는 징계위원회에 넘겨지지 않은 채 시도경찰청장 직권으로 경고를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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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며 "원래 무고죄 수위가 그리 높지 않으니까. 사실 무고죄라 하면 본래 피해자가 받았을 죄의 형량만큼 돌려받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법이 그렇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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