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청 충남지사, 김부겸 민주당 의원,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등 7명이다. 여권에 비해 많을 뿐 아니라 지지율 상위권을 유지하는 인물이 대부분이다. 양적, 질적으로 우세한 셈이다. 야당에선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며 정권 교체에 자신감을 표출해온 배경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설전이다. 발단은 이 시장의 '우산 발언'이었다. 이 시장은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의 우산에 제가 들어가야 한다"면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들의 팀을 만들어 팀플레이를 하고, 최종 MVP가 누가 될지는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반문(반문재인) 연대'가 시작됐단 해석이 쏟아졌다.
이에 안 지사는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 정치다"라며 "정치는 밑지고 남고를 따져서 이리 대보고 저리 대보는 상업적 거래와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는 하면 할수록 참 팍팍한 일이구나 싶다"며 "저는 지금까지 개인적 이익을 위해 대의와 명분을 져버린 적이 없다고 자부한다. 이재명 이름 석 자로 정치하지, '반'이나 '비'자가 들어가는 패거리정치는 해 온 적도 없고 앞으로 할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박 시장도 이날 이들의 신경전에 가세했다. 그는 SNS에 글을 올려 "이 시장과 안 지사 간 주고 받은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걱정보다 '우리'는 건강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를 씌우는 우산이 아닌 국민들의 눈비를 막아주는 우산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의 정쟁이 시작되자 여론은 싸늘하다. 볼썽사납다는 시선이 주를 이루고 있다. 탄핵이 가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적 이해득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탓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선이 가까워질수록 주자 간 우위를 선점키 위한 정치적 행보는 계속될 터다. 향후 야권 잠룡 사이에 잡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촛불민심이 야권을 향한 것이 아니라며, 마치 대권을 다 잡은 양 손익 계산에 몰두하는 움직임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는 12일 'KBS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촛불의 민심이 꼭 야권을 위해서 켜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착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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