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아트 스페이스 풀은 2016년 마지막 기획전 ‘공감오류: 기꺼운 만남’을 오는 24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연다.
해당 전시는 신진작가공모 프로그램 ‘POOLAP(Pool Artist Incubating Program)’의 일환으로 이번에 처음 기획됐다. 작가들은 6개월 정도 세미나와 워크숍에 참여하는 등 풀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기획자, 선배 작가와의 교류를 통해 전시를 기획했다.
불안과 혼란의 시대를 겪고 있는 평균연령 30대 초반 작가들의 현실상을 반영한 영상 및 설치 작품 1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된 신작이다. 전시장에는 작가들의 포트폴리오와 인터뷰 그리고 네 작가에 대한 비평글, 작가들끼리 주고받은 대화가 담긴 소책자가 함께 배치돼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강기석은 ‘큐티 하니(Cutie Honey)’를 통해 “타자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작가는 누군가가 되어보는 대신에, 죽은 동물을 해체해서 접합하는 박제의 형상을 영상에 담는다. 작가는 형태만 살아있는 아기 염소에게 유행가를 불러주거나 같이 걷기도 하면서 희생과 윤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신정균은 군대, 남북관계,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비틀거나 유머러스하게 변용한다. 하지만 사용하는 이미지들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승무원이었던 아버지와 자신이 겪은 유사한 경험을 병치시킨다.
박지혜는 그 동안 전시 후 버려지거나 창고에 남겨진 자신의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에 작가는 다루끼(각재)를 남김없이 큐브(순수한 소진)로 만들거나 이동식 극장(배회하는 상영관)을 조성해 나머지 작가들의 작품 감상을 돕는다. 각 작품들은 전시장과 잘 들어맞아 이동하는데 편리함을 주고,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처리가 용이하다.
‘공감오류: 기꺼운 만남’은 네 작가의 진중한 관찰자, 수행자로서의 태도를 공통점으로 상정하고 이들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증명하는 억지스러운 정의를 지양한다. 해당 프로그램과 전시는 김정헌(70) 작가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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