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딸만은 좀 놓아 달라. 보호해 달라."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는 최순실씨(60)는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대표변호사(67)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매체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씨) 딸이 어느 정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낼 만한 나이 같으면 모르겠는데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이해할 만한 그런 아량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이번 사태의 발단은 정씨라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승마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최순실은)정유라와 관련된 일이라면 무슨 짓이든 할 엄마다. 딸의 배경과 장래를 위해 권력의 힘을 동원하고 무리수를 두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다"고 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정씨가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학칙까지 바꾸면서 대학에 특혜로 입학하는데 필요한 인적·물적 토대를 총동원했다는 뜻이다.
최순실씨의 빗나간 모정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도 정씨와 관련된 승마 문제였다. 정씨가 지난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2등을 하자 최씨와 전 남편 정윤회씨(61)가 이 결과에 대해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다"며 민원을 넣었고, 이례적으로 경찰에서까지 이 문제를 내사했다. 이것이 확산되어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감사 요청이 청와대까지 들어갔고, 조사를 맡았던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들이 최씨 측 요구와 다른 보고서를 올려 공직에서 물러났다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61)의 언급도 있었다.
승마계 관계자는 "최순실씨와 관련된 다양한 의혹 가운데 다음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정씨를 대표 선수로 출전시키기 위한 계획도 숨어 있다"며 "실력이 부족한 선수를 포장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흘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가)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상황과 단절되더라도 딸만큼은 어떻게든 지키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최씨에게는 딸 정씨가 거의 유일한 약점일 수 있다.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고영태씨(40)가 "(최씨는)권력에 대한 욕심도 없었다. 그래서 더 의아하다"고 말한 매체 인터뷰와도 들어맞는다.
이경재 변호사는 "당분간 정유라씨는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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