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인 25일 정 사장이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던 조 감사는 행방불명이 됐다. 그것도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사건 때문이다. 그는 전날 오전 이사회 참석 후 사라져 26일까지 3일째 증권금융 본사에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그가 돌연 사라진 것은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이 최순실씨에게 사전 유출된 사건이 불거진 직후다. 조 감사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등 메시지 전달 업무를 10년간 담당해 온 만큼 그가 이번 연설문 유출 사건에 어떤 식으로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전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으며 보안에 전전긍긍했던 증권금융은 이날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홍보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1층 안내데스크는 비서진과의 통화 요청에 '부재중'으로 대응했고, 전화번호 요청에는 "알려 줄 수 없다"고 반응했다.
국감장에서 조 감사가 낙하산이 아니라고 했던 정 사장은 이날 오전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다만 1층 로비가 아닌 지하를 통해서다. 로비에 취재진이 몰려 있는 것을 알고 일부러 피한 것이다. 조 감사나 정 사장 모두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피한다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지금처럼.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