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의혹' 부장검사 23시간 조사 후 귀가

'스폰서' 자처 김씨 따로 불러 진술 비교검증
검찰, 김형준 부장검사 구속영장 청구 검토
김 부장검사 "응분의 처분 받고 용서 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스폰서ㆍ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가 23시간 동안 밤샘 검찰 조사를 마치고, 24일 오전 귀가했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23일 오전 8시30분께 김 부장검사를 피의자신분으로 대검 청사로 비공개 소환해 이날 오전 7시30분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의 고교동창 '스폰서'로 알려진 김모(46ㆍ구속)씨와의 금전거래와 향응 수수 등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받은 돈은 단순 대여금이었고, 향응도 대가없는 유흥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등 수사검사 등을 통해 수사무마 청탁을 한 의혹에 대해서도 단순한 식사자리였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12시간가량 조사를 한 뒤 오후 8시께 김씨도 대검으로 소환해 인접 공간에서 그때까지 조사한 김 부장검사의 진술 등을 토대로 비교하며 검증했다. 김씨는 여전히 김 부장검사에게 제공한 금품과 향응이 스폰서 비용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검사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의 절차에도 성실하게 임하고, 응분의 처분을 받고 평생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함께 조사에 대동한 변호인과 함께 대검 청사를 빠져나갔다.

김 부장검사는 고교동창인 사업가 김씨로부터 술 접대 등 지속적으로 향응을 제공받고, 내연녀로 알려진 술집 여종업원과 과거 검찰 동료였던 박모 변호사(46)의 부인 등 다른 사람의 계좌로 1500만원을 송금받는 등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서울서부지검 등 수사검사 등을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수사무마를 청탁하고,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재직당시 수사대상이던 박 변호사의 증권범죄 사건에 대한 혐의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검사출신 KB금융지주 임원을 만나 수백만원대의 술접대를 받고, 자회사인 KB투자증권의 수사동향을 흘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뇌물 혐의로 구석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서울서부지검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ㆍ횡령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