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스폰서 구속기소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46)에 뇌물을 건네고 형사사건 수사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지목된 고교동창 김모(46)씨가 결국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2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국 샤오미 보조배터리 제품을 염가에 공급해 주겠다고 속여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개 업체로부터 58억19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특경 사기)를 받는다.

김씨가 실소유한 전자제품 유통업체는 당시 사실상 매출이 끊긴 상태로 검찰은 김씨가 사기행각으로 끌어모은 자금 가운데 23억3700여만원을 개인 빚을 갚거나 명품 쇼핑, 유흥비 등으로 유용한 데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달 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달아났던 김씨는 지난 5일 강원도 원주에서 검거돼 이튿날 구속됐다. 검찰은 김씨가 감춘 재산이 있는지 추적해 피해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은 이날 오전 김형준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를 상대로 김씨로부터의 금품·향응 수수 여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을 상대로 김씨에 대한 수사 무마 청탁에 나선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그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으로 재직할 당시 수사대상이었던 지인 박모 변호사와의 금전거래, KB투자증권 정모 전무(당시 KB금융지주 상무)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고 수사동향을 흘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금품·향응 수수에 대가성이 입증되면 김 부장검사를 구속수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