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순간 내 인생은 없어진다" 결혼에 대한 두려움, 女性이 더 커
"지금처럼 자유롭게 혼자 살래" 男<女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혼기가 차면 결혼해야한다'라는 게 한국사회에서의 통념이지만, 최근 미혼남녀 사이에서는 더이상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자 10명 중 6명은 둘보다 혼자있는 자유로운 생활에 더 만족하고 있으며,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는 비중은 '필요하다'는 비중을 훨씬 앞질렀다.
23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결혼정보회사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미혼남녀의 34.8%만이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결혼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의견은 41.8%에 달했다.
이처럼 결혼을 꺼리는 이유는 '경제력'인 문제가 가장 컸다. 10명 중 7명(78.2%) 이상이 "요즘 시대에 돈 없이 결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경향은 젊은 층일수록 결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50대에서 71%에 달했던 이같은 응답비중은 30대 79.1%, 20대 81.9%로 확 늘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전까지 결혼을 미루는 것이 좋다(61.3%)는 의견도 컸다. 돈 없이 결혼하는 것이 어려운 사회분위기를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번듯한 직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결혼을 미루려는 성향 역시 20대(79.6%)가 30대(59.6%), 40대(56.9%), 50대(40.7%)보다 두드러졌다.
미혼남녀 10명 중 6명(58.7%)이 결혼보다는 지금의 자유로운 생활이 더 좋다고 응답한 것이다.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을 더 즐기고 싶어하는 욕구는 여성(68.8%)이 남성(47.3%)보다 컸으며, 30대 이상(20대 52.5%, 30대 59.9%, 40대 62.3%, 50대 60%)에서 많이 발견됐다.
결혼을 하는 순간 내 인생이 사라질 것만 같은 두려운 마음이 든다는 의견(41%)도 적지 않았다. 이 역시 남성(31.2%)보다는 여성(49.7%)이 결혼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사라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큰 편이었다.
경제적 여건만 충족한다면 혼자 살 의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68.7%가 혼자서도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 수 있다고 바라봤으며, 능력만 있다면 혼자 사는 것이 낫다는데도 10명 중 6명(58.7%)이 공감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직장생활뿐 아니라 가정생활도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사실도 큰 어려움이었다. 미혼자의 72.3%가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모두 잘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바라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