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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해법, 정치권 화두는 '이란 프로세스'

최종수정 2016.09.12 13:34 기사입력 2016.09.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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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정부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이란의 핵개발을 좌절시킨 '이란 프로세스'가 정치권에서 주목 받고 있다. 보다 강도 높은 제재로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여당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핵무장론 등 군사적 강경론까지 제기하는 반면 야당에서는 북한의 현시점 핵개발 동결을 전제로 대화채널을 찾아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하고 있다.

이란과 주요6개국(미·영·불·러·중+독일)은 지난 1월12일 이란 핵포기 이행조치에 합의했다.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한 원인에 대해 국제사회는 원유 수출 금지와 금융 제재조치 등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에 이어 5차 핵실험에 나서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란의 핵개발을 포기시킨 '이란 프로세스'에 주목하고 있다.
서청원?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중진의원들은 그동안의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최 의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제재와 압박으로는 (북한의 핵 대처가)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전략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안보리 규탄결의에도 불구하고 중국 러시아 등의 제재 참여 강도가 낮아 실효성이 떨어져 북핵을 억제할 수 없다"면서 "세컨더리 보이콧(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최 의원은 석유, 식량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의원은 "현 정부의 (대북 핵억제)기본 방향은 맞다"면서도 "이란이 경제봉쇄에 손을 들었던 것처럼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획기적인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악 소리나는 방법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대북 제제와 관련해 민간용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할 경우 북한내 반입을 제한하도록 기존의 네거티브 형식의 제재를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재의 강도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윤 의원은 북한에 위협을 줄 수 있도록 미국의 전략자산들을 국내에 배치하는 등 고강도 군사적 압박 단계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북한은 이제 핵보유를 인정받고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핵군축에 나서겠다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엄중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자위권 찬원의 핵을 가져야 한다"면서 "핵을 갖되 북한이 폐기할 경우 함께 폐기하는 방안, 미국의 전술핵 배치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생각은 달랐다.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핵개발 동결을 전제로 협상, 또는 비공개 협상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핵문제는 이란식 해결방안으로 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란은 핵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제재가 이뤄졌지만 이미 북한은 핵을 개발한 상태라 제재의 효과가 같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란의 경우 주요당사국들이 참여한 반면 대북 제재에 있어 국제 공조가 강력한 상황이 아니며, 원유 수출에 의존한 이란과 달리 북한은 대외개방도가 높지 않아 제재만으로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0년대 초반 페리 프로세스(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의 포괄적 해결 방안)와 같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재와 압박, 군사적 대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이 당사자로 나서지 못해도 제3국이나 유엔 등이 페리가 기능했던 것처럼 조정관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재·압박 수단 속에서도 대화 채널을 유지해야 한단는 것이다.

설훈 더민주 의원은 "제재는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죽지 않기 위해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 핵개발을 앞당길 것"이라면서 "단기적 처방 대신 장기적 처방으로 교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비밀 협상 등을 통해서라도 더 이상 핵을 개발하면 안 된다는 뜻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북한이 과거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했음에도 고립경제를 유지한 점을 들어 경제제재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소련은 수만개의 핵무기가 있었지만 국민들이 (체제를) 망하게 했다"면서 "결국 북한 주민들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교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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