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이후 첫 희망퇴직…증권업계 최악 상황 그대로 반영
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7일부터 이틀동안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의 81.7%가 희망퇴직안에 찬성했다. 반대는 17.7%에 불과했다.
노조 관계자는 "생각보다 높은 찬성률로 희망퇴직 안건이 가결됐다"며 "조합원의 대다수가 희망퇴직안에 찬성한 만큼 9일부터 사측과 구체적인 규모와 조건에 대해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희망퇴직에 대한 조합원의 높은 찬성률은 갈 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증권업계의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올들어 국내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7~9%인 은행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상반기 개별기준 ROE는 5%대 중반으로 지난해 대비 1%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사측은 앞서 지난 4월에도 희망퇴직 실시를 노조에 제안했으나 프런티어지점 직원에 대한 징계처리 등 문제를 두고 의견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사측은 프런티어지점 21명에게 견책, 감봉, 정직 처분을 내린데 이어 일반지점 40여명에게도 실적 개선 촉이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강경한 행보를 이어왔다. 프런티어지점은 영업실적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직원들만으로 구성된 별도의 영업조직으로 지난 2015년부터 강서지역과 강동지역 두 곳에서 운영돼온 특수지점이다.
희망퇴직 실시 안건이 노조에서 가결된만큼 구체적인 규모와 조건을 둔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외부 경영진단을 의뢰했고 인원조정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금 수준은 다른 증권사와 비슷한 24~26개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희망퇴직에 나서는 만큼 이 분위기가 증권사간 통합을 앞둔 다른 증권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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