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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金을 따려면 삼바의 광란을 이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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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팬들이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 오른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브라질 팬들이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 오른 자국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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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성과를 내려면 브라질 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극복해야 한다.

국제 스포츠이벤트에서 홈 팬들이 자국 선수를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광경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강도가 훨씬 심하다. 특히 사격이나 양궁처럼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종목에서는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진종오(37·KT)가 메달을 놓친 남자 10m 공기권총 때도 그랬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7일(한국시간) 열린 결선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부부젤라' 같은 나팔소리가 여러 번 울렸다. 이 종목에는 브라질의 펠리페 알메이다 우(24)가 결선에 올랐다. 관중들은 우가 한 발씩 쏠 때마다 발로 바닥을 구르면서 "우! 우!"하는 함성으로 응원을 했다. 다른 선수들의 격발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팔소리에 다른 관중들이 일어나 고함을 지르고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진종오도 소란하고 어수선한 관중석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조준했던 총렬을 다시 내려놓고 호흡을 가다듬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관중 친화적인 종목을 지향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 도중 음악을 틀고, 응원단의 함성과 박수를 유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안방에서 경기하는 자국 선수에게 이 광경은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부담감과 싸우는 다른 나라 선수에게는 방해요소다. 진종오가 5위로 입상권 진입에 실패하고,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팡웨이(30)가 동메달에 머무는 등 유력한 우승후보들이 정상을 내준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종목 금메달을 딴 호앙 쑤안 빈(42)을 지도한 박충건 감독(50)은 "금메달이라는 부담감이 없고, 관중들의 소란스러운 응원에도 여유를 잃지 않아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여러 국제대회를 다녔지만 이렇게 요란한 분위기는 처음 경험한다"고 했다.
진종오를 시작으로 남녀 사격에는 메달을 기대하는 우리 선수들의 경기가 연달아 열린다.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양궁도 8일 여자 단체전을 비롯해 개인전까지 메달 레이스를 준비한다. 양궁 대표팀은 국내에서 야구장 훈련 등을 통해 소음에 대비했으나 토너먼트에서 브라질 선수들을 만난다면 이보다 훨씬 강도가 센 함성과 응원가를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소란한 정도가 심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면서도 "결국 다른 나라 선수를 배려하는 브라질 응원단의 매너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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