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0일(현지 시간) 한국산 내부식성 철강제품이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정했다. 올해 5월 미국 상무부(DOC)가 내린 덤핑 예비 판정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각각 47.8%와 8.75% 관세를 물게 됐다. 포스코의 경우 미국 수출 물량이 적어 이번 반덤핑 조사의 직접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국가별 물량 가중 평균에 따른 관세 부과로 인해 31.7%를 부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엔 미국 정부가 국내 가전 제품에도 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각각 반덤핑 예비관세 111%와 49%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2012년 한국산과 멕시코산 삼성전자, LG전자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가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패소한 전례가 있는데도 또다시 중국산 한국 제품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북미 세탁기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자 위기감을 느낀 월풀이 시장견제 전략에 나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재계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본격적인 보호무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경제 질서가 불안해지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점차 공고해지고 있다"며 "보호무역이 확산되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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