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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든 농가 우는 소비자]1년 농사 망친 농민, 채솟값 폭등에 속타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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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DB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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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폭우와 폭염에 남부·중부지방 채소 농가 피해 속출
상추 등 엽채류 수확량 급감에 가격 치솟아…상추값 한달새 91% 폭등
1년 농사 망친 농가와 비싸진 채솟값에 소비자들 '울상'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물에 잠겼던 건 수확해도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가 없습니다. 장마 이후 폭염까지 오락가락 날씨에 속만 타들어갑니다."
전남 목포에서 상추 농사를 짓고 있는 최진성씨(48세)는 지난 폭우에 한 해 농사를 망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씨는 "지난해에는 극한 가뭄으로 수확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이른 폭염에 이어 폭우까지 더해져 큰 피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와 고온현상으로 농가들이 시름하고 있다. 특히 물에 약한 엽채류와 과일 등의 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폭우에 연이은 폭염은 상품 가치를 더욱 떨어트렸다. 엽채류의 경우 물 먹은 잎은 강한 햇볕에 쉽게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금치, 상추 등의 엽채소를 비롯해 여름 제철 채소 수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7월말부터 8월초에 나오는 고랭지 배추의 출하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랭지 배추의 경우 폭우 뒤 무더위가 찾아오면 속이 제대로 차지 않는 물통현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 농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7월말에서 8월초까지 출하가 예정돼 있는 강원도 지역 고랭지 무도 이번에 내린 폭우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가 물을 머금고 있다 폭염이 오면 속이 짓무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충남 예산에서 부추 농사를 짓는 이승남씨는 "폭우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던 부추가 대부분 물에 잠겨 상해버렸다"며 "작물의 3분의2정도는 폐기처분해야할 것 같다"고 울먹였다.

이처럼 산지 농가가 물에 잠기거나 무름병 피해를 입으며 줄어든 수확량은 소비자 가격에 바로 반영됐다. 채솟값이 급등하며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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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12일 기준 상추 100g 가격은 110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나 치솟았다. 한달 기준으로 볼 때 무려 91.6%나 폭등한 수치다.

춘천이 주산지인 오이도 폭우에 침수피해를 겪으며 가격이 급등했다. 오이(10개) 가격은 지난해 같은기간 5786원에 거래됐지만 11일 현재 7852원으로 35.7%나 올랐다. 한달 전과 비교해도 32.9%나 오른 가격이다. 열무값도 오름세다. 열무(1kg)는 1년전 보다 31.3% 상승한 2338원에 거래됐고 얼갈이배추(1kg)도 23.1% 오른 2014원을 기록했다. 두 품목 모두 한달 동안 각각 26.4%, 23.3%나 올랐다.

갓(2.6kg)과 애호박(1개)도 각각 19.5%, 20.2% 상승한 4900원, 1034원에 거래됐다. 양념채소 역시 오름세다. 깐마늘(1kg)은 33.7% 오른 1만1756원에 거래됐고 풋고추(100g)가격도 13.4%나 올랐다.

서울 후암동에 사는 최 모씨는 "엊그제 산 오이가 폭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졌는지 맛이 완전 맹탕이었다"며 "가격도 일주일전보다 눈에 띄게 올랐는데 비싸게 주고 더 맛없는 걸 산 셈"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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