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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신공항 갈등 값비싼 교훈…국토발전 새 패러다임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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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국토연구원장의 국책사업 협력론

정책결정 시스템 정립·협치문화 필요

수도권정비법 갈등도 방법론의 차이
논의과정서 해결책·모범사례 찾기 가능
국토종합계획 4차산업 융복합 필요
주택공급 증가, 주거안정 선순환 효과
브렉시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


국토의 발전을 이야기할 땐 '균형'과 '집중'이란 단어가 교차한다.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 와중에 갈등이 생긴다. 김동주 국토연구원장은 "갈등이 있으면 이를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갈등은 숨길 수 없고, 숨기려 할 경우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증폭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원장이 국토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do7@

국토의 발전을 이야기할 땐 '균형'과 '집중'이란 단어가 교차한다.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 와중에 갈등이 생긴다. 김동주 국토연구원장은 "갈등이 있으면 이를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갈등은 숨길 수 없고, 숨기려 할 경우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증폭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원장이 국토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d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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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주상돈 기자] "우리나라는 최근 국토개발을 두고 갈등과 경쟁이 심화되는 등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습니다. 이 경험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되죠. 비싼 값을 치른 만큼 이를 경험 삼아 국토발전 패러다임을 '갈등'에서 '협력'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만난 김동주 국토연구원장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난 최근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이를 교훈으로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또다시 이 같은 갈등이 향후 진행될 국책사업에서 절대 반복되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 원장은 '제4차 국토종합수정계획(2001~2020년)' 수립연구에 참여한 데 이어 각종 국토발전 정책방향 연구에 참여한 국토개발계획 수립 전문가다. 그는 국토개발을 두고 벌어지는 지역 간 갈등을 풀려면 해당 지역만이 아닌 국토 전반으로 더 넓혀 보면서 협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나아가 경험을 통해 갈등 조정의 구체적인 절차를 만들고 결정 이후에는 원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끄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신공항을 교훈으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정책결정을 위한 시스템에 구체적인 선정 절차를 정립하고 결정 이후 합의 혹은 이를 수용하는 문화 등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법안에 대해서도 비슷한 접근법을 제시했다. 최근 송석준 새누리당 의원은 수도권 정비계획법은 수도권 과밀현상을 막기 위해 1982년 제정된 수도권 정비계획법이 수도권 자체 경쟁력은 물론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관련 법안을 폐지하자고 했다.

김 원장은 "어떻게 하면 국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에 대한 방법론 차이"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어디를 키워야 하느냐'를 떠나 우선 갈등이 있으면 이를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역 간 갈등이 첨예한 사안의 경우 논의 과정에서 이 갈등을 충분히 드러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고 양쪽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갈등 해결의 모범사례로 세종시 공공기관 이전을 꼽았다. 그는 "지금도 역시 찬반논리가 있지만 그동안 대화를 통해 이를 조정하는 등 과정은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결과에 도달했다"며 "수도권 집중에 대한 문제도 지금은 논의하는 자리조차 만들기 어렵지만 서로 대화를 통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사회의 변화도 우리나라 국토의 이용ㆍ개발 및 보전에 관한 최상위 계획인 국토종합계획에 담아야 한다고 봤다. 4차 계획도 2005년과 2011년 이미 두 번의 수정을 거쳤지만 필요하다면 다시 수정하는 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국토발전 계획에 정보 의료와 교육, 서비스 산업 등 지식 집약적 산업, 이른바 4차 산업에 대한 융ㆍ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담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토 발전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어 과거와 다른 패턴으로 가야 한다"며 "과거 물리적인 계획에서 벗어나서 4차 산업과 문화 등까지 녹여낼 수 있는 국토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그가 제시하는 국가발전 모델은 이해당사자 간의 대화ㆍ협력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토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완전한 균형이라는 것은 (개발사업을) 기계적으로 각 지역에 뿌리는 것이 아니다"며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조화로운 발전을 꾀하기 위해선 결국 선택해야 하는데 서울도 중요하지만 부산ㆍ대구 이런 거점을 육성해 거점을 중심으로 지역 시너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25년가량 몸담은 국토연구원은 1978년 설립돼 국토의 이용과 보전, 지역 및 도시계획, 주택 및 토지정책, 교통 건설경제, 환경, 수자원, GIS도시혁신 등 국토 전반에 걸친 폭 넓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주택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정책제안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엔 '2016년 주택인허가물량 전망과 시사점'을 주제로 보고서를 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주택시장에서 안정적인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주택인허가 물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인 2008~2010년 37만~39만가구 수준으로 감소했다가 2015년 77만가구로 급증했고, 2016년 4월 누계 인허가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주택공급의 빠른 증가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전세 가격 안정 등 순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 원장은 "주택시장도 일반경기와 마찬가지로 순환하는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2015년에 비해 주택거래량이 줄어들고 상승 폭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같은 침체양상이 아닌 시장의 순환흐름상에서 나타나는 안정적인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최근에 늘어난 주택인허가는 저금리 기조에 주택시장이 몇 년간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뤄져오던 물량이 가세한 영향이라며 앞으로 주택인허가물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주택공급 증가 현상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했다. 김 원장은 "공급 증가는 주거의 질적 개선과 전월세시장 안정 등 서민주거에 도움이 되는 순효과가 존재한다"며 "주택 1만가구가 공급되면 전세가격이 0.3% 하락한다는 분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분양 구조에서 경기에 따라 주택공급 물량이 크게 변동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단기적으로는 신규주택에 입주하는 입주예정자들의 원활한 주거상향이동을 지원하고 임차서민의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해 기존에 거주하는 주택을 신탁해 저렴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유동화 방안도 거론했다.

주택시장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게 돼 투자심리는 다소 위축될 수 있으나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단기적으로 브렉시트에 따른 주택시장 관망세가 나타나겠지만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국내 경기 위축 가능성은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 영향은 최근 조선 산업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해당 산업 집적도가 높은 거제와 울산과 같은 지역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중도금 대출규제 강화에 대해선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분양시장이 프리미엄(웃돈)을 노린 단기 투자수요 탓에 과열됐는데 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관련 통계 개선과 주택수급진단지도를 제시했다. 건설업체의 자발적인 신고로 작성돼 통계로서의 신뢰성에 한계를 가지고 있는 미분양통계의 경우 관련 신고규정을 강화해 그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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