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 및 경영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4일 고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2013년 4409억원, 2014년 471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시장에 알린 대우조선해양은 실상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은 회계추정 오류를 이유로 5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분산 반영하면서 2013년 7784억원, 2014년 7429억원, 2015년 2조9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3월 정정 공시했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재임한 2012년~2014년 대우조선해양에서 순자산 기준 5조4000억원대 회계사기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앞서 고 전 사장 재임 중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갑중 전 부사장(61)을 지난달 25일 구속했다. 김 전 부사장은 고 전 사장과 짜고 2012∼2014년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임의로 축소한 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회계사기 지시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대우조선이 회계사기로 덮인 가짜 재무제표를 토대로 회사채·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등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부풀려진 경영성과를 토대로 임직원에게 수십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한 과정에 대한 책임도 캐물을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회계사기로 인해 빚어진 금융피해는 10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임 남상태 사장(66) 재임기간인 2006년~2012년 사이에도 대우조선에서 회계사기가 이뤄진 정황을 포착하고 그의 경영 비리와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20억원대 개인비리 혐의로 남 전 사장을 지난달 29일 구속한 상태다. 남 전 사장은 회사 자금 5억여원을 빼돌려 개인투자에 동원(업무상 횡령)하고, 대학 동창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뒤 10억원대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으로부터 특혜를 입은 것으로 지목된 또 다른 측근인 유명 건축가 이창하(60)씨도 이번주 불러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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