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칩 위에서 빛과 소리진동 상호작용 이용 광 증폭 관측
반도체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실리콘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높은 순도로 제작할 수 있어 지금까지 전자공학계에서 활발하게 활용된 물질이었다. 전자공학 분야와 달리 빛을 이용하는 광학분야에서 실리콘은 다양한 광학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체 발광(發光)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않아 실리콘 기반의 광증폭기 또는 레이저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았다.
일반적 형태의 실리콘 광도파로에서 빛의 손실은 적은데 소리진동은 기판을 통해 사라져 손실이 크다. 이를 막기 위해 연구팀은 실리콘으로 광도파로 즉 빛이 흐르는 길을 만들되, 이 길이 기판 위에 떠 있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진동에너지 손실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빛과 소리가 강력하게 결합해 강한 광 증폭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특히 빛과 소리진동이라는 서로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결합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 빛과 소리의 상호작용을 조절함에 따라 지금이라도 당장 응용이 가능한 새로운 소형 레이저나 광증폭기를 실리콘 기판 위에 만들어 새로운 광신호 처리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광도파로(waveguide)는 빛의 전반사 성질을 이용해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투명한 구조물 내에서 빛을 한 쪽 방향으로 전파시키는 빛이 흐르는 길 혹은 터널을 의미한다. 브릴루앙 산란 효과(Brillouin scattering)는 펌프 빛이 결맞음이 있는 소리진동과 상호작용을 통해 산란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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