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를 한 장본인은 바로 국내 최초의 대형 패션전문 쇼핑몰 '밀리오레'를 세웠던 유종환 대표다. 동대문 패션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렸던 유 대표가 자신이 일궜던 곳의 이른바 '상가 비리'를 폭로하고 관계자를 검찰에 고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윤모씨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상가운영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왔는데 그동안 상가에 입점하는 상인들에게 입점비 100만~6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주장이다. 입점비 액수는 점포 위치에 따라 차등이 있었다. 상가 운영위원회는 밀리오레 점포에 입점한 상인들의 자치 단체다.
보통 쇼핑몰 등은 자체적으로 상가운영위원회를 두고 입점비, 홍보비, 운영회비등을 걷어 왔다. 또 이에 대한 지출현황도 기재하고 상인들에게 공시하도록 정관상에도 규정돼 있다.
하지만 명동밀리오레 상가운영위원회에서는 입점비, 홍보비, 운영회비 등을 걷은 사실은 있으나 상인들을 위해 자금을 집행하거나 사용한 자금내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인들로부터 걷은 홍보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홍보비로 매일 식당가에서는 5000원, 지하 2층과 지상 5층은 8000원, 지하 1층과 지상 1~4층은 1만원을 걷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년마다 임차인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 재계약을 해야하는 대부분의 상인들은 그동안 불만을 드러내지 못했었던 상황이다.
한 입주상인은 "입점비를 내고 상가에 들어갔더니 운영위원회 직원들이 찾아와 매일 5000~1만원의 홍보비를 걷었다"며 "이 돈은 홍보비나 고객 사은 행사비로 집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상인은 "1년 마다 다가오는 재계약 시 혹시 있을지 모를 불이익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불만이 있더라도 상가운영위원회의 말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지난해 빌딩관리업무를 성창에서 관리단으로 이전하는 과정 중 명동 밀리오레상가운영위원회의 자금집행 내역이 아예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상인들이 납부한 돈은 공금으로 규정해 엄격히 관리하기로 했었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7월 고발된 사건이 아직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며 "빠른 수사를 통해 상도덕 확립 및 상가 정상화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 대표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성창F&D를 정리 중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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