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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조합원 총회 무효면 재건축 계약도 무효"

최종수정 2016.05.22 14:28 기사입력 2016.05.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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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심 판결 뒤집어...'과열' 재건축 관행에 제동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재건축 공사계약 전 진행된 조합원 총회 결의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가 됐다면 공사계약 자체도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이 GS건설을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전했다. 조합 총회 결의의 유·무효를 따져본 뒤 계약을 하라는 취지다.
반포재건축조합은 2001년 11월 GS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원에게 우선분양하고 남은 세대를 일반분양할 때 일반분양금 총액이 예상가격을 10% 이상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조합원의 수익으로 하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조합은 조합원 2510명 가운데 2151명(85.7%)의 동의를 받아 재건축 결의를 마쳤다. 이듬해 GS건설과 재건축공사 가계약을 했다. 다만 계약에 정부의 정책 변경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사 변경을 협의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GS건설은 정책 변경으로 추가 공사비용 2000억원이 발생했다며 변경 협의를 요청했다. 양 측은 조합원이 일반분양가 10% 초과분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추가 공사비를 GS건설이 부담하는데 합의했다. 이 내용으로 2005년 조합원 2516명 가운데 1378명(54.8%)의 총회 결의를 통해 재건축 본 계약을 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이 총회 결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처음 결의로 정한 비용분담 조건을 바꾸려면 조합원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54.8%의 동의만으로 기존 결의와 다른 본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이유다.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2005년 본 계약에 앞선 총회 결의는 무효가 됐다. 조합은 이를 근거로 애초 GS건설이 내건 조건에 따라 일반분양가가 예상가격을 10% 이상 초과한 부분의 수익 36억원을 조합원에게 달라는 내용의 또 다른 소송을 냈다.

1·2심은 앞선 판결의 결론과 관계없이 조합과 시공사의 계약을 유효하다고 봤다. "총회 결의의 적법성 여부는 조합 내부사정에 불과하므로 조합과 GS건설의 본 계약 유효하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무효인 총회 결의에 의한 본 계약은 법률에 규정된 요건인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므로 무효"라며 이전 판결을 뒤집었다. 각종 조건을 내걸고 조합 대표와 공사계약부터 맺고 보는 '과열' 재건축 관행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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