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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조선해운]조선 좌초 '2009년 데자뷔'…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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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중공업 1척, 대우조선해양 0척'(2009년 1분기)

2000년대 들어 2008년까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계는 그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발주가 끊기며 수렁에 빠졌다. 대우조선해양은 10개월 동안 수주를 하지 못하다 2009년 6월 가까스로 바지선 1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현재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수주가뭄은 2009년의 상황과 많이 닮았다. 1분기 기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의 일감을 이관받아 상선 2척(1억3000만 달러)을 채웠지만 신규 수주는 여전히 '0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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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는 2009년을 우울한 실적으로 마감했다. 2008년 186억 달러(116척·기)의 수주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2009년 56억 달러(14척·기)로 고꾸라졌다. 삼성중공업도 153억 달러(66척)에서 14억 달러(8척)로, 대우조선해양도 118억 달러(60척)에서 40억 달러(29척)로 급감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하반기 들어 숨통이 트였다는 것이다. 유가가 급등하며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수주 가뭄 해갈에 큰 역할을 했다. 중국 고속성장의 영향으로 상선 발주도 회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두 축이 맞물리며 시황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물론 상선까지 발주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의 강점인 대형컨테이너선, LNG(액화천연가스)연료 추진선 발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대거 발주했던 대형컨테이너선 발주가 급격히 줄었다"며 "LNG연료 추진선 역시 발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근본적으로 발주 요인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대표적인 것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다. IMO는 올해부터 선박배출가스 규제지역(ECA) 내 질산화물 배출을 규제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항해중인 모든 선박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 규제를 따르기 위해선 선박을 개조하거나 새로운 선박을 발주해야한다.

이처럼 발주가 늘어날 잠재 요인이 있지만 선주들은 관망하고 있다. 유가 움직임을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규제에 적응하려면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이 가장 적합한데 유가가 낮다보니 현재로선 매력이 떨어진다. 규제가 발효되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발주를 하기 보단 유가나 규제의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지금은 '버티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2005~2006년 수준의 호황은 더이상 없겠지만 지금은 잘 견뎌내면 시황은 회복될 것이라는 의미다. 규제 이슈 외에 반등 조짐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화물 물동량을 나타내는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올 2월 바닥을 찍은 이후 상승세를 나타내며 업황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가격도 올 1분기 25% 가량 폭등하는 등 물동량 회복을 거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가 나올 여건은 어느 정도 마련됐는데 분위기를 언제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8년을 발주 회복 시점으로 보고 있다. 선박 건조가 평균 2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2018년에는 무조건 규제에 대응한 선박 발주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향후 1~2년 동안은 지금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2018년부터는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거품이 많이 꼈던 2000년대 중반 발주된 선박들이 구형이 되고, 시간이 더 흘러 폐선이 되면 시황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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