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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눈물]올 들어 수주 '제로'…2만명 직장 잃나

최종수정 2016.04.13 12:21 기사입력 2016.04.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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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간 호황 누린 거제, 조선 불황 직격탄
거제 기반 둔 대우조선·삼성重, 수주절벽 현실화
추가 수주 없으면 올 하반기 대량실직 '우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1990년대 외환 위기에도 끄떡없었던 거제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거제에 기반을 둔 양대 조선소에 불황이 닥치면서 거제 지역 경제도 위축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건 대량 실직 위기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단 한 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했다. 이런 추세라면 해양플랜트가 인도되기 시작하는 6월 이후 최대 2만명의 조선업 종사자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전경


위기의 시작은 해양플랜트 수주였다. 조선업계는 2010~2013년 해양플랜트를 대거 수주했다. 선박 발주가 줄면서 해양플랜트를 생존 대안으로 택한 것이다. 해양플랜트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꾸준히 발주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수주금액이 커 조선업계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기도 했다.

거제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건조를 위해 협력사 인력을 중심으로 인원을 대폭 늘리면서다. 조선소 당 1만5000여명 수준이었던 협력사 인원은 4~5년 사이 2배로 불어났다. 일반 선박과 달리 설계부터 건조까지 과정이 복잡한 해양플랜트의 특성 때문이었다.

현재 거제 지역 조선소는 근로자의 70% 이상이 협력사와 일용직 근로자로 구성돼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체 4만2000여명 중 2만8000여명이 협력사 직원이다. 삼성중공업은 전체 4만명 중 2만6000여명이 협력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일감이 떨어지면 곧바로 실직자가 된다. 올해 인도가 예정된 양대 조선소의 해양플랜트는 총 14기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총 9기 중 6기를, 삼성중공업은 총 5기 중 3건을 하반기에 인도할 예정이다. 해양플랜트 추가 수주가 없다면 최소 1만5000여명의 협력사 직원이 직장을 잃게 되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이미 대우조선에서만 35개 사내하청 업체가 폐업을 했고 임금체불 사례도 늘고 있다"며 "6월 이후에는 대규모 고용대란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노조가 "거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해달라"며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양측 노조는 "거제경제의 기반인 조선산업의 대량해고가 현실화되면 거제경제도 위태로워진다"며 "6월까지 고용위기지역에 선정될 수 있도록 거제시가 나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고용위기지역은 해당 지자체가 고용노동부에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전년 대비 비자발적 이직률 5% 이상 또는 피보험자수 5% 이상 감소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정 후에는 1년 간 정부의 지원금이 주어지고 일자리 사업에서 우선 혜택을 받게 된다. 앞서 통영시는 유럽발 경제위기와 세계 해운·조선 경기 불황으로 지역 조선업이 침체되자 2013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돼 2년 간 총 169억원 가량의 자금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조선업계도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방법을 찾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물량을 거제조선소로 이관해 일감을 확보했다. 15만톤급 수에즈막스 탱커 2척으로, 1억3000만 달러(약 1489억원)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박대영 사장과 변성준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이 함께 해외 영업에 나서는 등 위기극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호주 퍼스에서 열리는 'LNG 18' 전시회에 동행, 선주들을 만나 선박 발주를 호소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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