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총선 슬로건은 '뛰어라 국회야'다. 새누리당은 총선 5대 공약을 제시하면서 20대 국회 1년 내 이루지 못할 경우에는 1년치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사실 새누리당의 이같은 슬로건 이면에는 19대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국회 선진화법과 야당의 강력한 저지 등으로 인해 박근혜정부의 주요 추진 법안들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뛰어라 국회야'라는 슬로건 이면에는 '문제는 국회'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총선에서 대대적 승리를 거둬 엄격한 직권상정 요건 등을 내건 국회선진화법을 수정 또는 폐기하겠다는 의지도 밝혀왔다.
국민의당의 총선 슬로건은 '문제는 정치다. 이제는 3번이다'이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는 결국 정치가 풀어야 하는데 기존의 정치질서는 이같은 시대적 과업을 해결하지 못한 만큼 이제는 국민의당이 나서서 문제를 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극단적 갈등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양당정치의 폐해를 깨겠다는 것이다. 사안사안에 따라 국민의당이 균형추 역할을 한다면 갈등의 정치 역시 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의당은 지난 1월 '정의당, 크게 써 주십시오' '더 크게 쓰자 정의당' '쑥쑥 커라 미래정치' 등 3대 총선 슬로건을 발표했다. 정의당은 원내 제3당이라는 지위를 국민의당에 빼앗긴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이 때문에 시대적 과제 보다는 정의당의 존재 의미와 역할에 대한 강조가 눈에 띈다. 정의당은 한국 제도 정치권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슬로건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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