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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북]총선 '야권 연대' 효과를 분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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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이코노미스트 특파원이 쓴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으로 본, 이번 선거 지형도

[뉴스&북]총선 '야권 연대' 효과를 분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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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4·13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는 야권연대·후보단일화다. 야권 3당의 연대가 무산됐지만 지역·후보 단위별 연대와 단일화 제안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연대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도 연대 혹은 단일화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후보난립은 야권의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만큼 연대·단일화 추진은 더 이뤄질 전망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물론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역시 후보 간 개별 단일화는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연대논의가 가장 활발한 인천에서 국민의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에서 이탈했고, 정의당 주력 지역에 공천을 미루던 더민주가 후보를 내는 등 잡음은 존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3월 23일 ‘野 최후카드는 연대·단일화’ 기사 요약>
▶'야권 연대'의 정치공학=이번 총선 쟁점 중 하나는 야권 연대다.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3개 야당은 여당이자 원내 다수당인 새누리당에 대항하기 위해 연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야권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후보단일화로 승리한 바 있으나, 2012년 제19대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한국 특파원 출신인 다니엘 튜더는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문학동네, 2015)’에서 이런 야권 연대가 오히려 여당의 존재감을 입증시킨다고 말한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민주통합당(현 더민주)과 통합진보당의 연대에 대해 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새누리당에 반대하느냐 아니냐만으로 편을 가를 수 있을 만큼 새누리당은 한국 정치의 기준점으로 작동한다.」(1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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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정당의 성격을 더욱 명확히 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것이 오히려 당의 외연을 넓히고 여당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새누리당의 대척점에 있는지가 당의 정책이나 원칙보다 앞서는가? (중략) 하지만 단일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야권 연대가 중도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매번 과소평가한다.」(149p)

2014년 지방선거 3개월 전 성사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 역시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당시 민주당 입장에서 안철수와의 합당은 영리했다. 표면상으로는 합당 결과 안 의원이 민주당의 절반을 차지한 것처럼 보인다. (중략) 안철수의 미천한 정치 경력과 작은 조직을 이끌어왔던 한계 때문에 합당 이후 당내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중략) 2015년 1월 말 현재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박근혜 지지율 급추락 여파로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 1월 안철수 신당 지지율보다 낮은 수준이다.」(152p)
▶야당 체질 바꾸기가 우선=물론 튜더도 한국 정치 지형 상 여당인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정치권은 청년 관련 문제 해소를 위해 사실상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반면 노년층 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고 기득권을 지지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악조건에 놓인 진보 정당들은 새누리당에 대항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39p)

튜더는 무작정 ‘반여당 연대’를 고집하기보단 야당의 체질을 바꾸는 것을 권한다. 「유권자를 등 돌리게 하는 새누리당과의 진흙탕 싸움을 멈추고 긍정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도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39p)거나 「부자를 벌하는 정책이 아니라 진보적이되 유권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120p)하는 것 등이다. 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포지티브 선거를 통해 여당보다 나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년 야당처럼 행동하면 야당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123p)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이번 총선, 야당의 상황 분석해보면=‘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은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고민하며 쓴 책이다. 가능한 객관적인 시점에서 정부 및 여당과 야당 모두를 비판한다. 사실 부제가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인 만큼 저자가 책에서 할애한 대부분의 내용은 야권 세력에 대한 제언이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야당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본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다.

현재 제 1야당의 모습은 어떤가.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까지 영입하면서 중도부동층 유권자들을 잡는 모습은 이 책의 저자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여당과의 정책 경쟁에서 확실히 앞서고 있진 않다는 점은 저자의 우려를 살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연대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해진다. 저자 말대로 야당들의 정체성을 흐릿하게 만들지, 혹은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실리적 선택이 될지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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