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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이 계모·친부 '신상 공개하라' 여론에 경찰은 '반대'…왜?

최종수정 2016.03.17 00:01 기사입력 2016.03.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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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이 친부와 계모. 사진=연합뉴스

원영이 친부와 계모.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현영 인턴기자] 7살 신원영군을 끔찍한 학대로 숨지게 한 후 암매장한 계모와 친부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경찰은 또다른 피해자인 원영이 누나(10)의 인권을 고려해 피의자들의 얼굴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이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16일 '원영이 사건' 관련 기사에는 계모와 친부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라는 댓글이 가득했다
앞서 14일 원영이가 살던 평택 집과 야산 암매장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 현장검증에서도 분노한 주민들은 "락스 계모 얼굴을 공개하라"며 이들의 신상 공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평택시 포승읍 한 주민은 "계모와 친부의 얼굴은 물론 실명까지도 낱낱이 공개를 해야 한다"며 "아이는 추워서 덜덜 떨다 죽었는데, 왜 이들에게는 따뜻한 솜옷을 입혀주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까지 가려주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사건 피의자인 계모 김씨와 친부 신씨에 대해서는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락스를 붓고, 찬물을 퍼부어 7살 원영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과 이어 실제로 적용된 혐의를 놓고 보면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린다.

그러나 경찰은 얼굴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원영이 말고도 원영이의 누나도 똑같은 피해자다. 피해자 인권을 고려했을 때 계모와 친부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관련 법률을 검토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얼굴 공개가 불가하다는 소식을 들은 한 네티즌은 계모의 실명을 내건 댓글을 달기도 했고, 다른 네티즌은 친부의 직장까지 알아내는 '신상 털기'를 시작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정적 견해를 내보이고 있다.

김희명 인권 전문 변호사는 "피의자들이 자백을 했다고 하지만, 이제 막 경찰 수사를 마친 단계다.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유죄 판결이 나더라도 개인의 프라이버시, 초상권이 중시되고 있어 되레 국가가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얼굴 공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국민의 알권리 보다 침해되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초상권 등 불이익이 더욱 크다고 판단된다"며 "국민의 알권리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충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검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점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건은 가정 내에서 친족 간에 발생했다는 특징이 있어 얼굴 공개로 인한 국민의 알권리 보장,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의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행법은 무엇보다 피의자와 남겨진 피해자의 인권을 신중히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영 인턴기자 youngq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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